술은 단순히 몸에만 나쁜 것 같지 않습니다.
단순히 몸에만 나쁘면 병원에 가서 치료하면 되련만
이노무 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이성’이라는 인식의 능력까지
황폐화 시키는,
무슨 행동을 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런 말을 해서 될지 안 될지
도통 알 수 없는 유아독존적 감각으로
술은 실수를 하게 만듭니다.
저는 어제 가만히 있었습니다.
원장님의 말씀 경청하고 있었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천수경이요 화엄경이요 곧 열반이었기에
끊어질 듯 고통스러운 오줌을 용맹스럽게 참으며
제 귀와 마음이 넉넉해 질 때까지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장님은 말씀 도중 저에게
“야, 너...!!” “젓 짜식이...”
이런 무례를 하셨습니다.
무슨 말씀 도중에 갑자기 그러셨습니다.
저는 하도 놀라 참고 있던 오줌이 와락 쏟아질 뻔했습니다.
세상에, 저도 낼 모레면 곧 사위를 보고 며느리를 볼 춘춘데
어찌 그리 남대문표 낱말이 막 튀어 나오시는지요.
참으로 안타까워 저는 홀로 밤 12시를 톡톡 차며
어두운 골목을 지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담부턴 술을 적당히 드시고
실수는 절대 삼가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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