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등학교 동기 중에서 군에 오래 있었던 친구들과 모처럼 술을 한 잔 하면서 최근에 이슈가 된 군의관 평일 골프 구속에 대해 흥분하여 열띤 연설을 했다.
이번 달 말에 전역하는 군의관들을 구속하여 군은 바라는 바의 선명성을 확보하고 구속된 군의관들은 4월 30일이면 아무 일 없이 사회에 복귀하는 이상한 이벤트를 만든 사람들과 무책임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다.
사회가 바뀌려면 우선 주체적인 집단이 바뀌어야 한다. 군의 주체적인 주류집단은 누구인가?
흰 색 종이를 보면서 각자가 다른 색깔의 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이 사회이다.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는 것은 한마디로 저마다 '나'라는 자기 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눈을 가리고 있는 안경을 벗으면 저절로 흰 색 종이는 당연히 희게 보일 뿐이다. 색있는 안경을 끼고 흰 색 종이에 칠을 하여 자기 눈에 희게 보이게 만들려 하거나 색깔에 대해 논쟁하는 것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다.
군의 주류가 바뀌기 위해서는 주류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자신들이 끼고 있는 것이 근시안경인지 원시안경인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허상인지 실상인지도 분간하지 못하면서 전체 군의 단합과 명령체계를 강화한다는 것은 변두리 돌을 빼서 중심을 받치려는 주류들의 자기합리적인 명분에 불과하다. 주류들이 끼고 있는 안경을 벗어야 프리즘을 통과한 햇빛처럼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가지 무지개빛 색깔을 바로 볼 수 있다.
군이란 일곱가지 무지개 색들을 모아 눈에 보이지 않는 전력이라는 하나의 밝은 빛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다. 그런 집단에서 자기 눈에 보이는 하나의 색깔만 강조하면 무지개도 만들어지지 않으며, 밝은 빛도 나지 않는다.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내 안에만 존재하는 세계이지, 전체가 살아가는 세상은 아니며, 될 수도 없다. 나 중심의 생각의 위험성이 바로 이것이며, 그런 나만의 세계들이 모여서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이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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