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마다 출근할 때 하는 기도가 있다.
"오늘도 나에게 맡겨진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와 지혜를 얻는데 힘쓰겠습니다. 교만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겠습니다. 훌륭한 동네 의사가 되겠습니다."
뭐 누구에랄 것도 없지만, 엄격히 생각해 보면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보내는 나 자신의 맹세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기도를 한 지가 벌써 한 30년이 넘은 듯하다.
이런 매일 아침의 기도를 통해 그 동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인생살이의 법칙들을 깨친 일도 많다. 일상은 우리에게 매일이 다르게 느껴지지만 사실 다르지도 같지도 않다. 그 날의 기상변화와 나 자신의 컨디션, 만나는 사람들의 언행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같은 것처럼 보이기도 할 뿐이다.
일상을 하나의 고정된 실체로 보려는 우리의 생각 때문에 항상 좋은 것은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나쁜 것은 빨리 지나거나 좋은 것으로 변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상황이 그 자체로 순간 순간 의미를 가지다가 그냥 지나가 버리는 바람과 같은 것인데, 우리는 구태여 눈에 사진으로 담아 두려고 하는 데서 분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없던 길이 만들어지고, 있던 길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분별이나 집착의 생각들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면 환상이 보이고 내가 대하고 있는 일의 실상이 드러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는 속담처럼 꿈과 현실은 같지 않으며, 같을 수도 없기 때문에 꿈에서 깨어야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다. 꿈 속의 괴로움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괴로움이란 없었지만 꿈 속에서 내가 허상에 빠진 것일 뿐이다.
아름다운 레이져쇼도 전원이 꺼지면 그냥 허공만 남을 뿐이다. 전원의 중요성을 생각하면서 레이져쇼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기도는 나를 찾아가는 하나의 길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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