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45]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 색, 성, 향l 미, 촉, 법의 6가지 경계인 육경(六境)이 없다: 이것이 육진(六塵)이다
육진은 인간의 본성을 흐리게 하는 여섯 가지 경계로 육근이 작용할 때 그 대상이 되는 색, 성, 향, 미, 촉, 법의 6가지 경계인 육경(六境)을 말한다. 이 육경은 육근을 통하여 청정한 자성심을 더럽게 물들이기 때문에 육진 또는 육적(六賊)이라 하기도 한다. 모두 한 뿌리에서 일어나므로 다만 한 뿌리가 어디에서 일어났는가 반추해 봐야 알 수 있다.
만약 일어난 곳을 알게 되면 처음 일어난 곳에서 도리에 맞지 않는 것은 싹트지 못하게 해야 한다. 찬 물을 끌어올려 끓는 물에 붓는 것보다 솥 아래 불을 끄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며, 나무를 없애려면 먼저 뿌리를 잘라내면 가지는 저절로 제거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뿌리가 끊어져야 다시 싹이 나지 않게 된다. 그 자리에는 다만 허공만 있을 뿐이다.
《금강경》에서는 “불응주색생심(不應住色生心)하며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이요 응생무소주심(應生無所住心)이니라”하여 “응당 색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며, 응당 성ㆍ향ㆍ미ㆍ촉ㆍ법에 머물러서도 마음을 내지 말고 응당 머문 바 없는 그 마음을 낼지니라”라고 말하고 있다.
색안경을 끼면 모든 것이 잘못 보이고, 눈을 비비면 헛 것이 보이듯이 우리는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보고,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 면만 보게 된다. 이미 근본을 알면 거짓을 버리고 참 속으로 돌아가 내 몸이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내 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만 가지 법이 다 공해져 자연히 청정해진다.
몸을 찾아보니 몸이 없고, 법을 찾아보나 법 또한 그러하여 모두 공적한 데로 돌아간다. 다시 가서 고요히 앉아 과거에 지었던 여러 가지 색성향미촉법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본다. 이미 있는 바가 없다면 마치 어젯밤 꿈과 같다. 허공은 보려고 해도 보지 못하고, 찾으려 해도 찾지 못하며, 대면하면 평소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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