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44-9]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 육근이 없다는 말은 존재하되 존재감이 없다는 말이다: 18가지 경계 요소 모두에는 고정불변의 실체가 없어서 "나"라고 불릴 만한 것이 없다.
내가 바깥 대상과 접촉하는 것은 바로 나의 감각기관이고, 감각기관이 바로 육근이며, 그게 바로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이며, 한글로 표현하면 눈/귀/코/입/몸/뜻이며, 이런 감각기관을 육입(六入)이라고 부른데, 왜 입(入)인가하면 감각대상들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육입을 육근(六根)이라고도 부르는데, 根이란 뿌리 즉 감각기관이란 의미다.
그 감각기관(육근)의 대상이 바로 육경(감각대상)을 의미하며, 그것이 바로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이며, 빛깔/소리/냄새/맛/접촉/생각꺼리인 대상경계이다. 그런데 오온에도 색이 있고, 육경에도 색이 있는데, 오온에서의 색은 물질이란 의미이고, 육경에서의 색은 빛깔/형체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
육근(六根)과 육경(六境)을 합쳐서 12처(處), 즉 열 두 장소라고 부르며, 안의 육근과 바깥의 육경이 서로 인연 화합 되어야만 대상경계가 인식되기 때문이다. 눈과 빛깔,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몸과 감촉, 뜻과 생꺼리를 이어주는 마음이 생긴다. 감각기관이 감각대상을 만나면 육식이 생기는데, 이를 통틀어 18계라고 한다.
눈으로 빛깔을 보면 안식이 생기고, 귀가 소리를 들으면 이식이 생기고, 코로 냄새를 맡으면 비식이 생기고, 혀로 맛을 보면 설식이 생기고, 몸으로 감촉을 접촉하면 신식이 생기고, 뜻으로 생각꺼리(법)을 인식하면 의식이 생기는 식이다. 이런 외부 대상 경계를 통털어 보면 총 18가지이므로 18계(界)이다. 지혜의 측면에서는 모두가 다 윤회의 ‘요소’일 뿐이며, 바깥 ‘경계’인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공하다는 또 하나의 의미는 모조리 다 ‘거짓’, 즉 ‘헛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체가 없으니 거짓인 것이다. 또 존재하는 그 모든 것이 그 자체로써 열반이라는 이야기도 하는데, 모든 것에 실체가 없으니 공하여 청정하기 때문에 그렇다. 공(空), 그 자체엔 감각기관인 육경도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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