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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 성 일 : 2009.07.14	+ 작 성 자 : 양경석
+ 제 목 : 어느 수영장에서 일어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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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초 소생은 2001년 서울마라톤 만남의 광장에서 다음 글을 올린 일이 있었습니다. 사서공 선생님께서 초생달모임 소속 긴머리 마라톤 처녀의 수영장 임신사건을 예리한 관찰과 치밀한 분석으로 명쾌하게 해명하신 임상실험(?), 직접 격은 사건의 전말을 있는 그대로 만남의 광장에 올렸었습니다. 어느 호텔 수영장에서는 (믿거나 말거나; 2탄) 달리기 모임 초생달 모임 (반달모임은 아닙니다; 초지일관(初志一貫) 生쌩하게 달리는 모임)에서, 약간 달리기 중독증세끼가 있는 어느 숫처녀에게 일어났던 일이다. 대학은 졸업하였으나, IMF로 인하여 취직은 안되고, 마땅한 혼처도 없어서, 백마타고 오는 왕자님을 기다리면서 매일 아침이면 달리기만 하는 초생달 모임 소속 처녀회원이 있었다.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달리고,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하고, 귀가하여 커피 한잔에 크로와상(crescent ; 초승달 모양의 빵) 1개로 아침 겸 점심을 때우고 나면, 모든 스트레스도 싹 빠져 나가고, 하늘을 날아갈 듯한 기분, 그 기분을 못 잊어서 매일 아침이면 달리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난 여름 내내 새벽 마라톤과 아침 수영으로 무더위와 스트레스를 극복하여 왔는데, 최근에 와서는 조금씩 배가 불러지더니, 점점 더 거북하여 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좋던 커피와 크로와상도 입맛이 떨어져서, 보기도 싫어졌다. 가까운 몇몇 내과의원에 찾아가 보았다. 내과의사 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단다. 마지막 의원에서는 혹시 모르니 산부인과에 가보란다. 남녀간의 성관계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숫처녀에게 산부인과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산부인과에 가보았더니 임신 3-4개월이란다. 참으로 기가막힐 노릇이다. 처녀는 의사선생님에게 울먹이면서 하소연하였다. 20여년을 고이 간직하여온 순결인데, 어떻게 임신이 되느냐고, 성모마리아도 아닌데, 고대 신화에 나오는 여주인공도 아닌데, 어떻게 남자와 관계도 없었는데, 임신이 될 수 있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그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은 믿어 주지 않는다. 과부가 애를 배어도 할 말이 있다는 식의 변명으로 듣고 넘기는 눈치이다. 이제 넋두리는 그만하고, 낙태시술을 받는 것이 어떠냐, 시술비용은 디스카운트를 해주겠다고 부화만 돋군다. 마라톤처녀는 참으로 억울했다. 고민에 빠져서, 수심에 잠겨서, 달리는 마라톤처녀의 얼굴이 밝을 수가 없었다. 평소 관심을 가져오던 초생달모임 마라톤의학 전문의 사서공 선생님이 마라톤처녀의 초생달 같이 갸날프고 어여쁜 얼굴에 먹구름이 끼어 있는 것을 보고는 달리던 도중 그 마라톤처녀에게 말을 건넨다. 요즘 고민이 있느냐. 왜 그 이쁜 얼굴이 잔뜩 수심으로 잠겨있느냐. 그래서, 그 마라톤처녀는 마라토너들의 건강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봉사하시는 마라톤의학 전문의 사서공 선생님의 자상한 친절에 이끌려서 그 선생님을 신뢰한 나머지 자신의 현재의 곤란한 상황을 실토하였다. 그 의사선생님은 마라톤 처녀에게 그러면 지난 몇 달간의 일과를 다 이야기하여 보라고 하였다. 처녀는 과거의 몇 달간의 판에 박힌 듯한 일과를 늘어 놓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강변 달리기 코스에서 10㎞ 내지는 하프코스를 달리고, 간혹 눈이 마주치는 총각들도 있었지만, 눈길이 마주친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호텔 부설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하고, 귀가하여 커피한잔에 크로와상 1개, 그리고, 지하철이나 승용차로 시내에 나가서 별 볼일 없는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귀가하여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잠자는 그 루틴한 일과를 하나도 빠짐없이 의사선생님에게 고해성사하듯이 시시콜콜하게 다 털어 놓았다. (의사선생님에게 거짓말하는 사람 없고, 경찰관 아저씨 앞에서 진실을 말하는 사람 없다나) 그 초생달모임 주치의 의사선생님 한참을 혼자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처녀가 다녔다는 수영장에 가서, 수영장 물을 채집하여 와서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수영장 물에 남자의 그것이 수십마리씩이나 올챙이 처럼 헤엄치고 다니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그 예리하고 날카로롭고, 치밀한 분석력의 소유자인 마라톤의학 전문의 의사선생님은 다음과 같은 분석 결론을 내렸다. 지난 여름, 남정네들이 생업에 바빠서 직장에서 바쁘게 돌아가고 있을 때에, 한가한 전업주부, 직업 여성, 유흥업소 마담, 독신녀들은 몸매관리를 위하여 수영장에서 아침 일과를 시작하였다. 그녀들의 x속에 들어 있던 전날 밤의 남정네들이 배설하였던 정자중에서 경쟁에 뒤진 나머지 정자가 그녀들 속에 있다가 수영장 물속으로 빠져 나와서 헤엄쳐 다니게 되었다. 의학적으로 남자 정자는 1회 사정시마다 1억 6,000만마리나 나오게 되고, 그들은 Start Line에서부터 치열한 마라톤경쟁을 하여서, Finish Line에 먼저 도달한 1마리(sub 3 고수)만 월계관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72시간 생명을 유지하다가 사라져 간다고 한다. 1억 6,000만마리중 마라톤대회에서 이긴 sub 3 고수 1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1억 5,999만 9,999마리가 수영장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올챙이 같은 정자는 원래 어디든 비집고 들어가는 속성도 있는지라, 그만 아무런 관계도 없는 숫처녀의 성스러운 곳으로 침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마라톤 처녀는 주치의 의사선생님의 권유로 임자없는 씨앗(불법 주거침입자)을 지우고, 수영장을 운영하는 호텔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려고 하였으나, 호텔측에서는 소문이 날 경우, 대외적인 이미지 실추와 고객감소를 우려한 나머지 거액을 지불하고 합의를 보자고 설득하여 와서, 상호간에 원만한 해결을 보고 말았다. 요즘도 초생달 모임 처녀 마라토너는 이른 새벽이면 강변 마라톤 코스를 검고도 윤기나는 긴 머리를 나부끼면서, 땀을 흠뻑 흘리면서 상큼한 기분으로 달린다. 샤워를 하고, 커피 한잔에 크로와상을 즐겨 먹는다. 그러나 절대로 수영장이나 대중목욕탕에는 가지 않는다. 부지런한 총각들이나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이른 아침 초생달모임 강변 마라톤코스로 나간다면, 어여쁜 그 긴머리 처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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