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은 누구나 한 때는 젊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늙어가며, 단단하고 탄력적이던 몸매는 얇고 축 늘어지고 빛나고 풋풋햇던 피부도 주름지고 오그라들며, 자연스러운 일상이어야 할 일상의 시간들도 비일상적인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자신은 마치 나이 먹지 않을 것처럼, 마치 늙어가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늙는다는 것이 우리의 숙명임을 늘 잊어 먹고 있다. 아니 사실은 잊고 싶은 변화이며, 늙어감 그 자체를 건강한 변화가 아니라 비극으로 바라본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자신이 늙는다는 것을 인정하기를 미루고 있다는 것이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미룬다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아 경험헤보지 못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냥 늘 행복해지고 싶어 행복하지 못하는 셈이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지만,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순간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부처님 말씀처럼 고통과 상실이 내게 매 순간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만큼이나 내 삶의 일부임을 알고 있었어도 우리는 그리 행복하지 못했을까?
지금 당장 고통스러운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던 나는 그냥 집요하게 고통을 피하려고만 했다. 삶의 어떤 부담도, 책임도 지지 않고 어떤 관계도 만들려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냥 바람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이 늘 그럴 듯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로 잊거나 착각하지 말자. 우리가 아무리 그렇게 생각하고 믿고 있더라도 이 세상에 바람처럼 살 수 있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라는 말 앞에서 언제나 나는 약해지고 했지만, 그런 삶 또한 이 우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상의 수많은 존재들 중에서 늙고 죽어가는 것을 거부하고 슬퍼하는 존재는 인간밖에 없다. 젊을 때의 사진과 지금의 사진을 바라보면 나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갈 것인지 대강 머리 속에 그려진다. 그렇게 그려지는 삶이 바로 우리들의 일상이다.
어렸을 때 시골 고향을 떠나 커서 지금도 다른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이곳에서 살고 싶어서 있게된 것은 아니다. 시골 고향이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든 좋은 곳이지만, 세상의 전부는 아니며, 누구나 사는 동안 때로 염증을 느낄 수도 있다.
무슨 일을 하든, 나이가 어떻든, 언제부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해왔던, 이일 저일 다른 삶을 살아왔던, 다른 직업을 가지려 생각을 해보기도 하면서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지만 벗어나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살아가는 것은, 자기 자신만의 일상을 사는 것이 왜 중요한지는 누구나 쉽게 대답할 수 없기는 하지만, 자신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떤 살아감의 진리를 느끼게 만들어 줄 때도 있다. 오직 살아있음만이 알려 줄 수 있는 삶의 기본적인 진실 같은 것이다.
어디든 항상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기도 쉬워서일 수도 있다. 여기보다 더 좋은 곳도 있겠지만, 나는 지금 여기서 충분히 만족하며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똑같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목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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