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저만치 다가온 이맘 때만 되면 매년 하는 고민이 있다. 올해로 6번째 치룬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 시민 마라톤 대회를 계속해야 하는가 하는 심적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다.
생각만큼 크게 성공적으로 확산되지 않는 대회 참가자들의 문제, 고가나 특이한 기념품을 선호하는 국내 마라톤 참가자들의 기호, 적자에 빠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등 말 그대로 의지만 가지고는 밀고 나가기 힘든 실체가 없는 고민과 갈등들 때문이다.
그러다가 조직위원회에서 또 하나의 준비된 결정을 하고 서로의 얼굴들을 보는 순간 갈등은 사라지고 다시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어지는 일들이 벌써 여섯 번이나 반복되었다.
1953년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경은 "어떻게 에베레스트 산을 올라갔느냐?"는 어떤 기자의 물음에 너무나 간단하게 대답했다.
"뭐 간단합니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올라갔지요."
소아암 환우를 가진 부모님들이 자식의 무사 회복을 위해 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진정으로 바라는 사람들은 그것이 힘들거나 어렵다고 좌절하거나 중단하지 않고 새로운 운명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도전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행동하는 사람 2~3%가 생각하고 말만 하며 행동하지 않는 사람 97~98%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격언처럼 반 걸음이라도 떼어야 천리를 갈 수 있게 된다.
아직은 우리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 시민 마라톤 대회가 이름에 걸맞는 거창한 대회는 아니지만, 우선 시작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이름에 걸맞는 메이저 대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정리하여 행동으로 옮겨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용기이다. 실개천들이 모여 바다가 만들어지듯이 그런 우리의 작은 용기들이 모일 때 하나의 거대한 운명이 만들어질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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