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가 이런 저런 사회적 또는 개인적인 모임을 가지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만남을 통해 서로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일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는 대부분 혼자라고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강을 달릴 때도 마찬가지다. 동호회 훈련일에는 회원들과 함께 달리며 다른 사람들이나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길을 내주기 위해 몇 명씩 소규모 집단으로 무리를 지어 달린다. 기껏해야 서너 명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일상의 삶이나 동호회 훈련 중에 얼마나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처음에는 잘 모르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보면 인터넷 친구들 뿐만 아니라 같은 생각이나 취미를 가진 실물 친구들이 우정을 나누고 조언을 해준 데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살아가면서 상대해야 할 가장 큰 난관은 우리 자신의 성격이다. 모임 내 상호 작용도 있기야 하지만, 우리 자신들은 대부분 자기와 자기 자신을 비교하는 편이다. 그것은 마치 달리는 것과 너무도 유사하다. 달리기가 내게 잘 맞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임이 있는 날들은 대부분 달력에 표시를 해둔다. 잊지 않기 위해서 이지만, 모임이 있는 날이 다가오면 가벼운 긴장감이 설렘으로 바뀌기도 하고, 마침내 함께 만나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협조도 하고 연대를 하기도 하면서 한 팀이 된다.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며, 그런 재미있는 모습에 함께 기꺼이 끼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재미있는지는 모르지만 시끄럽게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머릿속이 긍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찬 미래의 모습들로 반짝인다.
갑자기 스스로 재치 있고 활달한 사람이 된 기분에 들뜨기도 한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운동 동호회라면 함께 운동을 하는 동안 모두가 나보다 나은 사람들임을 알고, 내 수준이 함께 하기에 괜찮은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런 걱정을 하게 될 때는 어김 없이 어떤 사람이 나타나 아주 잘 하고 있으며, 그냥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면 된다고 안심을 시켜준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앞에서 이끌어주기도 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든다.
많은 사회적 모임들은 회원수가 많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맡은 업무에 따라 소규모 모음으로 사람들에게 별로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오며, 그저 옆에서 함께 하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되니까 좋다.
더구나 내가 말을 꺼낼 처지가 아닐 때도 많지만, 그런 자신에게 헉헉대거나 씩씩거릴 필요도 없이 나만의 자리를 지키고 따라가면 될 뿐이다. 나는 어떤 경우에나 상황에서도 카드를 한도 초과까지 긁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만큼 흥분에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낙관적이고 외향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가벼운 조증이 아닐 때는 대체로 우울한 편인 조울증 환자 같기도 하다. 모임날은 대부분 가벼운 조증 상태가 되기 때문에 평소에는 힘들 것처럼 생각되는 것들도 비교적 쉽게 느껴질 때가 많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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