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절성 독감 접종 때문에 국민은 국민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개원의는 개원의대로 서로간의 불만과 불평, 불신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구청에서 안내 엽서가 왔다며 진료실에 와서는 구청에서 가면 놔준다고 했는데, 왜 없느냐고 짜증이나 항의를 하는 분들에게 사정을 설명한 들 그것이 논리적으로 이해될리가 없다.
보건소에서 접종할 65세 이상 위험군에 대한 예방접종을 개원의들이 대신해주는 파우치 사업의 한계가 그런 것이다. 관내 65세 이상의 주민 수만큼 백신을 보건소에서 확보하여 각 지역 개원의들에게 주민의 비율에 맞게 배분해 주고 나서 그런 사업을 진행하면 문제가 없을텐데, 그런 과정없이 개원의들이 예년의 경험에 의해 자발적으로 확보한 백신의 일부를 파우치 사업에 사용하도록 한 것에서 이런 백신과 관련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예견된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위원회 공화국이라고 한다. 대통령이나 정부부처가 만들어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며 유지하는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사업의 효율성을 발휘하기 위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위원회를 조직하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인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위원회들이 국민들을 편가르고 국력을 훼손한 예들에서 그런 불필요한 상황들을 되돌아볼 수 있다.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할 때만 개인적인 결정을 내리려고 하기 때문이며, 그렇게 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정치적 안전 때문이다. 결정을 내리는데 따른 책임이 여러 사람에게 분산되면 잘못된 결정으로 판명이 되더라도 결재권이 있는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진료실 운영이 사업인 개원의 입장에서는 한 명의 고객이 불만을 토로하면 백 명의 환자가 불평을 하는 것이나 똑같은 심정이 되어 그들의 안전이나 마음을 소중이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자주 오시던 환자분들이 그럴 때 괜히 더더욱 마음이 죄스럽고 답답해진다. 마치 모든 잘못이 나에게 있는 것처럼...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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