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뒤에서 로우킥으로 차 넘어뜨린 뒤 달아났던 중학생들이 잡혔다. 친구들끼리 장난으로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이 그 때 유행하던 무술시합의 한 기술을 이용하여 행인을 가격하는 행동을 했다고 한다.
우리도 어릴 때 친구들끼리 저녁에 공동묘지를 돌아오거나 여학생 치마를 걷어올리거나 남의 집 닭을 잡아오거나 콩이나 수박, 사과 등 과일을 걷어와서 먹는 장난을 한 경험들이 있다. 무섭고 위험한 행동으로 또래들의 모임에서 자신의 담력을 보여줌으로써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기 위한 통과의례 정도의 치기어린 행동들이었다.
아마도 그런 위험한 행동을 했던 친구들도 자기들끼리는 서로 친한 멋진 남자 고등학생들일 것이다. 원래 그런 무의식적인 행동의 기저에는 자기들의 우정을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의 용기와 희생을 테스트하고 싶어하는 단순한 의도가 있을 뿐이다. 처음부터 범죄로 인식하고 그런 것이 절대 아니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성인이 되어 업무상 모임이나 친목 모임에서 식사 계산을 하는 것도 이와 유사한 행동 방식이다. 식사비용이라는 손실의 감수를 통해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진정 좋은 동료로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어떤 집단내에서 통용되는 도덕적 행동이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전혀 도덕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반사회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 독재체제에서 도덕적으로 무결점적인 행동이 대한민국의 적화를 위한 파괴행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특정 사회의 집단도덕이라는 말은 그 특정 사회에서 통용되는 집단의식과 동일시된다.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나 바람직한 행동기준을 나타내는 도덕은 원래가 자연환경과 그 환경에 순응한 조직의 집단 생활에서 구성원으로 살아남기 위한 생활방식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편안한 상호 공존을 위한 조직 외적 규범이 국가권력으로 대표되는 법이라면, 개인을 지배하는 보편적이고 내적인 사회적 원리가 도덕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속한 집단에 충성함으로써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아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안전하한 삶을 살아가려는 욕구가 있다. 그런 집단에 대해 자신의 충성심이 믿을 만한 것임을 입증하기 위한 행동이 그런 조금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된 것일 뿐이다.
학교에서의 윤리교육을 강화하여 자신의 힘을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데 사용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서도 도덕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어린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담력이나 용기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다른 방법을 선택하도록 교육시켜야 하지만, 너무나 도시화, 기계화된 우리사회에서 그런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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