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 수능이 끝나고, 실패라 생각한 사람보다 성공이라 생각한 사람이 많길 기대해 본다. 그저께 방문한 모교의 한 학급에서 급훈이 "지각 0%"였다고 집사람이 신기하다며 즐거워한다.
대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진정하고 다급한 마음이 담긴 급훈이라 생각된다. 인생이라는 경기에서는 내가 졌다고 인정하면 진 것이다. 경기성적에서는 비록 졌더라도, 자신이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결코 진 것이 아니다. 문제는 내가 성적에서 이기기를 원하면서도 나는 이기지 못하리라 생각하는 그런 패배감이 십중팔구 스스로를 실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긴 경쟁에서는 강한 사람이나 빠른 사람이라고 해서 항상 이기지만 못한다는 것이다. 진짜 승리는 자신이 이길 수 있다거나 할 수 있다고 자신을 믿고 스스로를 관리해 나가는 사람이 마지막 승리의 왕관을 쓰게 된다.
엘리트 선수들이 은퇴할 때 대부분 자신의 선수생활에 대한 자부심은 있지만, 자신감은 잃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자부심을 자신감으로 포장하여 남에게 보이려 하는데서 자만심이 생겨나 겸손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
매주 마라톤 대회에 나가 최선을 다하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달리기 인생에서 자신이 엘리트 선수보다 훨씬 더 자신감이 있고 그로 인한 자부심 또한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매주 연이어 거두는 마라톤 완주라는 성공의 만족감을 엘리트 선수들은 경험할 기회가 별로 없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하나의 성공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개방적이며, 그런 개방적 태도에서 자신감이 나오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준비를 철저히 하게 되고, 그만큼 그 일을 하면서 얻는 즐거움 또한 상승하게 된다. 그래서 하면 할수록 즐거움이 배가되는 생활이 가능해진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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