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자신의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대부분 아주 전문적인 면까지는 아니라도 그런대로 설명을 해주지만, 정말 모르는 부분들이 있다. 처음에는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요즘에는 편하게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내가 모든 분야에 대해 다 잘 알아야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며, 전문가라도 자신의 약점을 있게 마련이기 때문에 그런 약점으로 인해 나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까 염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완벽한 사람보다 약간 빈틈이 있는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 경쟁 사회에서 간혹 실수나 허점을 보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윗 사람이 어떤 부분에서 한 두 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있는 행동은 비난보다는 오히려 감동과 존경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전문가로서의 신뢰가 파괴되고, 권위가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스트레스 받는 일이다.
우리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사실은 아주 큰 스트레스이며, 이 때 우리 몸은 급한 불을 먼저 꺼야 하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정상적인 세포의 회복같은 장기적인 재생기능은 중단되고, 우리 몸은 싸움-도주 반응에 사용하기 위해 근육에너지를 동원하고 소화기능이 중단된다. 지금 당장 움직이기는 소화과정은 너무 느리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위험에 대응하는데 계속 에너지를 사용하다보면 앞으로 정상적인 생존을 위한 과정이 일어나지 못하며 에너지를 축적하지 못하게 되어 몸이 피곤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염에 대항하는 기능이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오래 지속되면, 몸은 병들게 되고, 이번에는 병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가중되어 우리 몸은 이중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오래 고생하여 이제 조금 살만해져서 편안해지려고 하는데, 병이 걸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살아가기기 복잡할수록 스트레스 받는 일을 가능하면 피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살아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의 잘못은 빨리 인정하고 고치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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