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이 들고 어느 정도 학업이 끝나면 부모를 비롯하여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하게 된다. 이 시기가 되면 부모든 자식이든 다른 사람에게 집착하거나 의존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중요하다.
그런데 누구나 집착하거나 의존하지 않는 것이 마음이나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집착과 의존성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자식이라고 부모의 기대를 충족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필요한 지원은 해도 상관이 없지만, 보상은 기대하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자식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가 되면 공헌감은 느낄 수 있으나, 정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자신에게 의지하는 사람에게 의존하게 된다.
초기 사회심리학자 중의 한 사람이 에리히 프롬의 말, "다른 사람이 그 사람답게 성장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마음믈 쓰는 것이다."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다른 사람을 지원하는 것이 상대의 성장을 위함이지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 큰 아들이 있는데, 몸이 아파 집에서 하는 일 없이 지낸 지 3년이 됐는데, 뭐든 좋으니까 일을 좀 찾아보라도 해도, 무슨 생각인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자식이 언제까지나 부모에게 얹혀 지낼 수는 없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지는 전적으로 자식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데, 자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본적으로 요양은 하는 일 없이 쉬며 빈둥빈둥 지내는 것이다.
자식은 부모에게만큼은 자신이 일하지 않고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현재 상태가 어떻든 자식이 현재의 상태를 스스로 헤쳐 나가려 한다는 점을 믿고, 서로 말을 편하게 나누는 부모 자식 관계는 형성되어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가 있는 지금처럼 이대로 계속 부모에게 의존하여 살아갈 수 없음을 말해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는 신뢰감이 자식에게 없다면 현재의 상황을 분명하게 인지시키는 등 앞으로의 인생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결혼 문제는 자식들이 결정할 일이다. 원칙적으로 부모는 자신들의 인생 과제에 개입할 수 없다. 자식의 결혼을 원하는 부모로서의 뜻을 전달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안타깝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자식들은 스스로 피어나려는 꽃들이다.
대개 자식들은 부모의 결혼 생활을 보고 결혼관을 형성한다. 부모 중 한쪽 혹은 양쪽이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면 결혼은 배려라고 인식한다. 결혼한 이후 부모의 인생이 어떻했든 결혼함으로써 인생이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자식들과 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집에 있으면서 집안일을 돕지 않을 이유는 없다. 스스로도 집안일을 하면서 약간의 공헌감을 느끼면 '이 따위 인생'이 뭐나며 비관할 일은 없을 것이다. 가사를 돕는 일도 밖에서의 일과 그 가치에 하등의 차이가 없다. 인간관계를 기초로 자신의 역할의 중요성을 느끼고 배울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먼저 죽으면 자식이 제대로 살아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부모도 있지만, 부모가 먼저 죽고 쓸쓸해 살지 못할 자식은 없다. 자식은 어떻게든 부모가 걱정하지 않아도 자력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부모로서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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