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정치권을 보면, 옛날에 읽었던 "집이 크다고 해서 기초가 다 튼튼한 것은 아니다."라는 옛 말이 생각난다. 국회와 정부에 있는 공직자들은 많은 분들이 새로운 데이터를 딱 정해진 구조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데는 선수들이다.
마치 이미 만들어 놓은 골조에 아무 생각 없이 시멘트를 부어 넣는 것이나 비슷한 행동을 한다. 결국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겉모습만 번지르르 해지는 탁상공론이 되고 마는 것이다.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가려는 집단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회에서 누구 한 사람을 집단적으로 증오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하지만,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그런 행동의 해악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중세 시대에 유행하던 화형에 처하고 박수치는 것이나 비슷하다.
양심 선언을 하거나 제대로 새로운 데이터가 보이는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을 그대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당하는 조직의 집단 린치가 바로 그런 것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낸다는 것 자체가 구성원으로서의 자살 행위로 보는 것이다.
연구가와 학자를 혼돈해서는 안 된다. 연구가는 외딴 연구실에 틀어박혀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있겠지만, 학자라면 거의 예외 없이 뒤를 봐주는 존재를 두고 있을 것이다. 학자로서의 경력을 쌓으려면 수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주 고생스럽다.
유명 학술지의 경우 주류 전문가들에 의해 검토를 받게 하는 '동료검토제'를 거치고, 평가 담당 전문가 중 누구 한 사람만 반대해도 논문이 실릴 수 없게 된다. 원래 동료 검토제의 목적은 '지구는 평등하다' 같은 헛소리를 증명해내겠다는 데서 시작되었다.
헛소리를 하는 미친 놈에게 소중한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에서도 이 체계를 지원하고, 철저한 독립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동료 검토제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다.
편집 위원들로부터 '별로 흥미롭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논문이 나중에 노벨상 시상 위원회에서 상반된 평가를 내려주어 명예를 회복한 경우도 있다. 천체 물리학자인 찬드라세카르는 19세의 나이에 블랙홀로 붕괴되는 백색 왜성의 질량 측정 연구가 그것이다.
백색왜성이란 항성의 진화 단계에서 마지막에 이른 별은 천천히 식다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게 되면서 일생을 마치게 된다. 그런데 수십 년이 지나도 기존의 과학자들의 연구가 이 결론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 공로로 뒤늦게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젊을 때는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였지만, 주류처럼 변해가면서 사고의 유연성을 잃어버리고 기존의 패러다임을 지키는 데 온 힘을 쏟아 붓는 사람들로 변한 것이다.
학자나 연구자나 정치인이나 행정가나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다 똑같다. 혁명에 한 번 승리했다고, 그 승리의 논리가 영원할 것이라는 아집이나 독선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반합의 진보의 논리를 항상 잊지 말고 스스로를 점검하고 평가해야 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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