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할래? 그냥 할래?"라는 억지로 무엇을 강요할 때 사용하는 위협적인 말이 있다. 우리네 삶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경쟁에 져서 억지로 고치거나 버리는 것보다 스스로 평소에 알아서 고칠 것은 고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이 장기 경쟁에서 스스로를 더욱 강한 존재로 만든다.
요즘 서해 바다에 빠진 동강난 함정의 해병들 구조작전에서 군이 보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똑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지만 소비자들의 발걸음과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브랜드다. 모조품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브랜드의 정품은 세상에 그 제품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군이라는 브랜드는 이스라엘 군대라는 브랜드와 비교하여 어느 쪽이 더 경쟁력있는 브랜드로 국민들에게 인식을 받을까? 자신의 단점을 스스로 고치거나 버릴 수 없는 조직은 쉽사리 시대에 뒤질 수 밖에 없지만, 항상 자신의 위치와 책임을 생각하는 조직은 강하고 영원할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은 국군의 기능적 효용성에도 가치를 느끼지만, 무형의 이미지 자산의 가치도 크게 느끼고 있다. 지휘관들이 자신의 조직의 이미지 자산을 어떻게 키워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이다.
군마저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헐레벌떡 임기응변적인 대처를 하면서 수십년 해오던 교과서적인 전략과 전술을 외워서야 어떻게 그런 지휘관들을 믿고 나라와 자식을 맡길 수 있는가 말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가격으로 경쟁하지 말라"는 경구가 있다. 무분별한 가격할인 경쟁은 불필요한 사상자만 낼 뿐 수요창출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박리다매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1% 가격 할인은 곧바로 평군 8%의 이윤 감소로 이어진다는 통계도 있다.
능력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외형적 재산이나 지위만을 가지고 자랑하거나 경쟁하지 않는다. 항상 절제된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 습관 뿐만 아니라 하고 있는 일의 질과 기술, 차별화된 능력 등을 통해 특별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게 창출된 가치에 따라 능력을 인정받기 원한다.
언제까지 북한과의 외형적인 비교전략 시각에서 벗어날 것인가? 그러면 우리는 북한을 이길 핵무기 이상의 더 강력한 무기라도 있는가?
빙산은 90%는 물 속에 숨겨두고 단지 10%만 물 위에 모습을 나타내 보이고 있다. 군대도 이런 빙산형 조직이 되어야 한다. 회계보고서가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한다고 혹평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군대만큼은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언제나 옳은 일을 하고, 또한 옳다고 믿는 바를 위해 싸우는 도덕적 생활습관이 몸에 밴 장교를 지휘관으로 선발해야 한다.
군대의 가치는 현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처럼 미래의 전쟁에서 국가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능력에 있다. 미래 전쟁의 기술들이 현재에 90% 이상 나타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눈에 보이는 경쟁력에만 관심을 가질 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미래의 전투수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신의 뼈를 깍는 노력과 혁신적인 지적능력이나 자산들을 전혀 투입해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 사고의 수습 과정에서 고스란이 드러나고 있다.
90%의 숨겨진 자산은 없으며 겉으로 드러난 10%의 모습으로 숨겨두지도 않은 90%를 거짓포장만 해온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이제 그런 산업사회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세상은 지났는데 말이다.
하나의 큰 산업재해가 생기기 전에 반드시 더 작은 29개의 재해가 발생하고, 그 작은 재해 전에는 재해까지 가지 않는 더 사소한 300개의 사소한 장애가 생긴다는 1:29:300이라는 하인리히 법칙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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