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의사들의 모임에서 겸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사들이 잘 모이지 못하는 이유는 '잘났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개인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사회적으로는 죽게 된다. 지금까지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듯이 보였지만, 지금까지의 성공전략이 현재나 미래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처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대 사회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으며, 서비스 정신의 기본이 바로 겸손에서 시작된다.
서비스의 어원이 하인(servant)이듯이 오늘날의 인간관계의 요체는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겸손하고, 신중하며 주인(상대)의 가려운 곳을 예측하여 행동함으로써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주인이 나를 버리거나 내가 상대를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자만심의 중심에는 내가 주인이고 나를 둘러싼 환경이 모두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결과는 뻔한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었던 의사결정과정이나 서비스 정신에 대한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자만심이 현재의 도요타 사태의 원인이듯이, 우리가 만약 성공적인 삶을 생각한다면 지금까지의 성공방법은 필연적으로 자기 만족을 낳게 되기 때문에 미래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생각하여 그것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성공에 따른 자기만족은 교만과 안이함을 초래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실패는 없다는 확신에 찬 자만심이 사회적 동물인 인간들로 구성된 외부의 환경변화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면서 현명한 사람들로 하여금 통한의 실패를 경험하게 만든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시대와 전두환 대통령의 경제도약의 시기와 그 이후의 대통령들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대통령이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각 분야에 뛰어난 적임자를 배치하고 끝까지 믿으면서 철저하게 권한위임을 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과대평가한 후임 대통령들의 자만신과 조직의 힘 때문에 발전할 수 있다는 겸손한 지도자의 능력의 차이가 바로 국력의 차이로 나타난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경귀처럼, 자신을 낮추는 겸손은 비굴이 아니며, 자신의 실력을 믿는 사람만이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할 수 있다. 자만이나 교만의 반대가 겸손이기 때문에, 자신의 교만함을 알면 알수록 스스로 겸손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매일 아침 '나에게 맡겨진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와 지혜를 찾고, 교만하지 않는 마음을 갖겠다'고 기도하는 이유이다.
이런 나의 마음 자체도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교만으로 비칠 지도 모르지만...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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