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내가 위원장으로 있는 대한 외과 개원의 협의회 산하 보험위원회 모임에서 지금까지의 활동에 대한 반성과 토론이 있었다.
사람은 일련의 성장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에서 또 다른 사람을 보호해야 하는 어른으로 변화한다. 마치 사회 조직에서 지휘 감독을 받던 평조직원이 중간관리자의 지위를 거치면서 또 다른 조직원을 지휘 감독하는 관리자로 변화하듯이...
어린이와 어른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린이는 올바르게 자라야 하고, 어른은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린시절에는 부모나 어른들의 생각과 행동을 모방하며 어떻게 현상을 유지하고, 가족관계 속에서 자신이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의 구성과 관리에 대해 배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장차 어른으로서 일과 사회에 적응하고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변화시키거나 창조해야 하며, 자기 발전을 위해서는 왜 다른 사람들과의 신뢰가 중요한지를 이해하게 된다.
어릴 때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멘토인 어른들의 발끝, 손끝, 입술에만 시선을 맞추지만, 자랄수록 상대의 눈높이로 시선을 맞추고, 자신의 의지와 신념에 따라 행동을 선택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 속에 올바르게 자라는 아이는 조금씩 점진적으로 바람직한 경험들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간에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지켜주고 생각을 공유하고 지지하는 공평하고 솔직한 평가와 대우를 통해 인간관계에서의 신뢰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 신뢰가 서로의 가슴을 열고 활기차게 살아가고 하나로 결속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저절로 알게 되면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가족간의 신뢰가 부족했던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오더라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물이나 공기, 혹은 혈액의 부족을 겪을 수 있듯이 자연스런 인간관계 형성에 뭔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내가 어릴 때 받았던 가장 훌륭한 신뢰와 책임의 피드백은 부모님이 집을 비우시면서 나에게 집안일을 믿고 맡길 때의 감동으로 아직도 그 때의 설렘과 행복감을 잊을 수 없다. 나를 믿고 책임을 맡겼다는 사실을 이해한 것은 나의 성장 과정에서 굉장히 긍정적이고 전환기적인 큰 사건이었다.
그래서 나도 약간의 긴장감을 느끼면서도 아이들에게 적절한 책임과 권한을 넘겨주는 연습을 시키곤 한다. 이런 신뢰감의 공유과정을 통해 당장은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절한 성장과 그에 대한 동기부여,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자기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는 것을 본다.
어른으로서 해야할 올바른 일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작은 성공만 생각한다면 실력과 재능만 키워도 충분하겠지만, 크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뢰와 진실된 마음으로 만드는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보여주는 일 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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