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랬지만,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육아에 고민이 많게 마련이다. '이 거친 광야에서 거침없이 달리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자랄 수 있을까?'하는 고민때문이다.
어제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 시민마라톤 모임에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온 어머니 아버지들의 모습에서도 그런 고민의 일단이 전해진다.
공부도 잘해야 하고, 감성도 계발시켜야 하고, 체력도 길러야 하고...이것 저것 좋다는 것이 있으면 그렇게 하도록 노력은 하지만, 무엇이 우선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럴수록 자녀들에게 무조건 잘해주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녀를 데리고 마라톤 대회 봉사를 나왔으면, 왜 이런 봉사가 필요한지 부모들이 먼저 주자들의 입장에서 이해를 하고 자녀들에게 마음으로 전하는 상부상조의 인생 진리를 설명해주어야 한다.
"너는 피곤하니 좀 쉬어라. 어렵고 힘든 일은 내가 하마!"라는 식의 태도는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아이로 자랄 기회를 오히려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 아이가 세상에 나와 스스로 두 발로 설 수 없을 것은 뻔한 일이다.
"얘야, 조금 힘들지만, 저렇게 달리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힘들지 않겠니. 주자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조금만 더 참고 견뎌보자."라며 자신이 현재 처해있는 어려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와 의지력, 그리고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주어진 환경을 지혜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교육이자 솔선수범의 자세일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공부도 실력도 감성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디에서 만날 지 모르는 장애와 역경에 대항해 스스로 일어설 수 없다면 그들의 인생은 부모의 평생의 한으로 남게 되는 것을 살아가면서 많이 보게 된다.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등정의 대기록을 세운 오은선 님처럼 극한 상황에서 마지막 한 발을 더 내딛을 수 있는 사람과 그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사람의 차이는 위인과 보통사람으로 천양지차로 나타난다. 그녀가 만약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하고 내려왔거나 적당한 곳에서 캠프를 치고 기다리고만 있었다면 세기의 기록은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 당연하다. 어려움도 있지만 참고 인내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하고 전진할 수 있는 의지와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환경을 슬기롭게 이기는 경험의 기회를 줌으로써 아이의 내면을 단련시키는 것이야말로 부모가 진정으로 자녀들에게 해줘야 할 일이다. 그것만으로도 부자처럼 잘 살지 못해도 오히려 가난한 것이 전화위복의 기회로 작용한 사례들을 우리 주위에 무수히 많이 볼 수 있다.
살아가면서 갑자기 어려움을 맞게 되면 대부분 그것의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그 당시를 생각해 보면 그 때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것을 뛰어넘을 기회 또한 있었음을 발견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기회는 항상 우리 주위에 숨어 있지만 우리가 급해서 그것을 찾을 생각을 미처 못하고 지나가면서 불평만 하게 되는 것이다.
달리기도 고통이지만, 그것을 참고 지나면 엔돌핀이 나와 고통의 자리를 러너스 하이로 바꿔주듯이,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면 항상 달리기는 고통으로 우리의 마음이 남게 되듯이 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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