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류의 조상들이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시작한 것은 200만년도 더 넘었지만, 탄수화물이 요즘처럼 건강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던 적은 없다. 그 때는 요즘과 같은 고탄수화물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가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거의 80% 이상이 예외 없이 고탄수화물이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할수록 높은 발병률과 직결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이다. 탄수화물은 끝이 없을 정도로 세분화될 수 있다.
크게는 단순당과 복합당이다. 복합당은 흔히 전분으로 불리는 아주 복잡한 분자 구조로 이루어진 성분으로 주요 농산물인 쌀과 밀을 비롯한 곡류와 감자 같은 뿌리 식물에 들어 있다. 과일과 채소에도 있지만, 그 양은 곡류에 비해 훨씬 적고 밀도도 낮다.
곡물과 감자에 함유된 전분과 시금치에 함유된 전분의 차이는 90도짜리 증류주 한 잔과 맥주의 차이와 비슷하다. 그런데 단순당은 바로 설탕이다. 우리가 복합당과 단순당을 먹으면, 소화 과정을 통해 복합당은 단순하게, 단순당은 더 단순하게 분해된다.
탄수화물의 소화는 전분의 더 크고 복잡한 분자들을 당 분자로 분해하는 과정인데, 가장 간단하고 기초적인 소화는 입에서 시작된다. 전분 중에는 목구멍으로 넘어가기도 전에 입에 넣기만 해도 타액에 의해 당 분자로 분해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 몸에 흡수되는 최소 단위의 당은 과당과 포도당의 두 종류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정백당이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 같은 자당은 포도당 하나와 과당 하나가 결합한 이당류이다. 과당은 과일 속에 포함된 단당류라 붙은 이름이다.
현재의 수많은 가공 식품들도 알고 보면 이 분해 과정을 그대로 적용한다, 옥수수 전분을 분해하면서 일부 포도당을 과당으로 변화시켜 고과당 옥수수 시럽으로 만드는 것이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도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자당처럼 포도당과 과당의 결합품이다.
이 때는 과당이 55%를 차지하는데, 이를 업자들이 고과당이라 부르면서 바로 고과당 식품의 기준이 55%가 되었다. 사탕수수에서 채취한 설탕인 자당이 고과당 옥수수 시럽보다 이롭다는 이야기는 바로 과당50%와 55%의 차이를 두고 떠드는 것이다.
우리 몸의 소화 과정이든 공장의 가공 공정이든 이 전체 과정의 마지막은 바로 포도당이며, 이 포도당이 우리 몸의 근육과 뇌세포들이 활동하는데 필요한 연료로, 특히 당분 과잉인 현 시대의 주요 에너지원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음식이나 에너지겔로 섭취하는 포도당은 곧장 혈액으로 들어가 곧바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과당은 소장으로 내려가 한 두 시간이면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액으로 흡수된다. 운동 1~2시간 전에 포도당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이유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에 한 가지 숨겨진 비밀이 있는데, 포도당이 유독하다는 사실이다. 우리 몸은 포도당을 독소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그동안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독소를 규명하면서 인체에 치명적인 산업용 화학물질이나 살충제 등 오염물질에 주목해 왔다.
물론 이 물질들도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피해야 하는 범인들이지만, 일상 생활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되는 독소가 바로 포도당이란 사실이다. 우리 몸의 항상성 체계가 인슐린을 통해 혈당을 조절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한 3월 마지막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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