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넘겨받을 때의 합의 사항 중 핵심 사항 두 개가 '한 국가 두 체제', '평화, 혹은 평화적 통일'에 관한 약속이었다. 그것이 시진핑 시대를 맞아 전혀 언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도시의 자치 상태를 무력화시켰다.
북경이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이라는 중요한 관념을 시진핑 주석의 집권이 시작된 2013년 이후 제대로 보도된 적이 없다. 아마도 홍콩에서의 공격적인 통제 성공 경험이 녹아들어 가면서 그런 정책이 포기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작금의 대만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폭력적 대응 표현들이 아마도 다음의 단계가 될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는 바로 21세기의 전면적인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홍콩과 대만이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이 봉건군주시대와 같은 군사적 위협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의 일부를 병합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일부를 병합하고, 미국은 핵무기 실험의 재개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 김정은 정권 등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일상화된 공격적 정치학을 훨씬 더 무자비하게 추구하는 등 기꺼이 이성적인 일을 도모하거나 휴전을 받아들일 생각을 하지 않는 정신 나간 세상이 되고 있다.
이런 광기는 정상적인 흐름은 아니지만, 앞선 폭풍들에 비해 결코 덜 끔직하지 안 않는 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이 폭풍은 집단 적 광기 그 자체, 혹은 우리의 정신 건강이 붕괴되고 있다는 조짐이기도 하다.
선진국 사회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정신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많은 도시 시민들이 팬데믹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악몽을 꾸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는 높은 자살률이 여전히 치솟고 있다.
우리의 평화롭고 안정적인 생활 기반이 너무나 쉽게 포퓰리즘적인 정치인들의 이기적인 정치 실험들에 의해 사라지고 있음을 목도하면서 생기는 충격에 의한 것으로 그리 놀랍지도 않다. 그렇지만 이런 일상 습관의 붕괴에 따른 충격 효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일상 습관이라고 해서 뭐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과 후에 친구들과 까페에서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는 정도의 평범한 일들이 불가능해지는 상황 같은 것이다. 시민들의 삶에서 까페나 단골집에서의 사교생활이 핵심요소이니까 말이다.
단골집에서 보통 시민들이 공유하는 관습적 삶들은 그들 스스로 긍정할 수 있는 장소이므로, 그런 삶들이 우리가 알고 있던 본질적 형태로 복귀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그런 삶의 모습이 해체되기 시작하는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일들은 상당부분 우리에게 달려 있으며 우리가 이 어려운 시절에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할지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꿈 대신에 새로운 포스트휴머니즘의 시대에 진입하려는 꿈도 꾸지 말자.
현재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팬데믹 덕분에 우리가 우리의 개별적 신체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비로소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바로 이 차원에서 우리는 코로나와 또 그와 관련된 사회 파괴적 불안을 몰고 오려는 위험들과의 싸움에도 임해야 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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