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뒤에 생긴 피부농양 때문에 온 환자가 있었다. 고름 주머니를 째고 항생제를 쓰야 한다고 설명을 한참 해주는데, 그냥 놔두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
"그냥 놔두면 곪아서 터지겠지요."하면서 "자녀들을 어떻게 키우느냐?"고 되묻는다. "왜요? 잘 키워야죠!"하면서 기분이 나쁜 표정을 삼가하지 않는다.
"세상이 살기 어려운데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이지요?"라고 다시 묻자, "뭐, 그냥 열심히 키워야지요!"라고 마뜩찮은 답이 돌아온다.
인생살이는 대충 자리나 메꾸고 체면이나 차리면서 살아갈 수 없다. 막연하게 "그냥"이나 "열심히" 혹은 "최선을 다해서'가 아니라 위기가 오면 벗어날 기회를 찾고 기회를 찾으면 집중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자신만의 행동요령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목표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외로 많다. 가장 많은 이유가 자신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거나 확인하지 못하고 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떤 일의 이유로 자신의 책임이나 잘못이 아니라 외부의 어떤 것을 이유로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많다.
구체적인 목표없이 그냥 매일 매일 해가 뜨면 하루가 시작되고, 어두워지면 일과가 끝나는 하루살이 인생처럼 자신의 생명을 허비하고 있다. 현재 자신의 위치에 대한 개념이나 생각이 없이 내일의 구체적인 삶이 형상화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왜 오늘도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사람으로 대접받길 바라는지,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기를 원하는지, 과연 지금의 삶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고민하며 살아야 한다.
자신의 세계를 감싸고 있는 알의 껍질을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어 자신의 세상을 살아가지만, 다른 사람에 의해 깨어지면 후라이가 되어 다른 사람의 먹이가 된다. 그것이 세상살이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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