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시간에 국군대구병원에 근무하는 조대위란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뭔일인가 했더니 내가 군에 있을 때 자비로 발간하여 전군의 의무시설에 배포했던 "핵전쟁과 의학"이라는 책 때문이었다.
최근에 핵전쟁하의 의무지원에 대한 과제를 받아 연구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하였는데, 너무 좋은 책이 있었는데 지금껏 알지 못해 미안했다면서 그냥 전화를 드리고 싶어서 의무사령부를 통해 전화번호를 알아 전화를 했단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때는 지휘부도 알아주지 않았는데, 이제 위관급 장교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니...
인간관계에는 신뢰가 최우선이다. 조직문화에도 신뢰가 가장 큰 덕목이다. 그만큼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서로간의 믿음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외국 공관원들의 불친절이 종종 언론을 통해 알려진다. 그런 불친절의 기저에는 신뢰할 수 없는 조직 문화의 한 단면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신뢰를 주지 못하는 조직문화의 가장 큰 원인은 리더들의 책임성이다.
내가 죽도록 고생해도 잘되면 리더의 업적이고 못되면 내 책임이라면 어느 누가 자신의 일에 열과 성을 다할 것인가? 적당히 편하게 업무를 처리하며 자리 보존만 하게 될 것이다.
국군포로로 잡혀갔다가 탈북하여 공관의 도움을 청한 국민을 내팽개치는 공직자가 대표하는 국가의 조직 신뢰도는 어느 정도일까?
공직자의 근무자세는 크게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의 신뢰 리더십에 좌우된다. 일벌백계로 아랫 사람을 다스릴 때는 자신에게도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하고, 그보다는 정말 부모같은 신뢰와 책임감으로 대할 때 하부 공직자들의 근무태도도 180도 달라질 것이다.
리더가 조직원으로부터 자신의 책임에 대한 신뢰를 받지 못하면 자식들로부터 사랑어린 전폭적인 믿음을 얻지 못한 부모처럼 조직원들은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어떤 나라는 전쟁이 끝난 지 수십년이 지난 타국에 묻힌 병사의 유골까지 찾아오려 인력과 돈을 쓰며 온갖 노력을 다하는데, 살아서 적진을 탈출하여 찾아온 포로조차 냉대하는 국가라면 어느 국민이 국가를 위해 생명을 바칠 것인가?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와 여달만 생각하고 자신의 추종자들의 배불리기에만 관심이 있는 나라에서 공직자들 또한 그렇게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의 외교통상부 장관울 포함한 전직 고위 외교관 자녀들의 특채를 만들어 낸 환경적 배경이 역대 대통령을 포함한 위정자들의 국가관과 대국민 신뢰도가 만들어 낸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국민이 국가의 권위나 책임으로 표현되는 국가 리더십에 신뢰를 가질 수 있어야 국가가 위기상황에 처하면 기꺼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몸을 던질 수 있다는 말이다.
정권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일하거나 싸우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설혹 헌법에 어긋나면 융통성을 부여해서라도 국가가 책임을 지고 해결하는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공직사회의 근무 자세가 바뀌고, 국민들이 국가에 충성할 수 있게 된다.
기업보다 못한 신뢰 리더십으로 더 잘하고 있는 국민과 기업을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국가는 발전할 수 없다.
나는 과연 잘 하고 있는지 주위를 둘러보는 아침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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