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예전 공직에 있을 때 많이 듣고 의아하게 생각했던 선배들의 이임사 중의 한 귀절이 아직도 생각난다. 많은 이들이 어떤 자리를 떠나면서 함께 근무하던 남아있는 사람들 앞에서 '큰 실수없이 자리를 잘 지켰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하직인사로 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러면 왜 그 자리에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로만 인사치레로 하는 의례적인 그 말의 뒤에 감춰진 진정한 생각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 하곤 했다.
나는 이임사에서 몇 가지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언제나 더 나은 우리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어제보다 더 나아지려고 노력했다는 사실과 나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전했고, 실지로 그런 자세로 근무했음을 아직도 혼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복지부동(伏地不動)이라고 바람에 휩쓸려 가지 않기 위해 땅에 납작하게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주어진 일이나 업무를 처리하는데 몸을 사리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있다.
어떤 자리에 있으면서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맡겨진 일을 제대로된 발전적인 생각으로 처리하려 노력하지 않고, 복지부동하며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으로 그런 사람은 조직에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실수를 두려워 하게 되면, 실패가 두려워 도전 자체를 하지 않게 되는데,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도전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아기가 넘어져보지 않고 혼자 설 수 없듯이 도전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평범한 성공을 계속 하느니보다는 차라리 눈 부신 실패도 경험해봐야 위대한 승리를 맛볼 수 있게 된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고 박정희 전대통령의 견실한 장기 미래 비젼이 국가 경제를 부흥시키는 기적을 이루었듯이, 자신의 일에 대해 의욕이 넘치고 올바른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이라면 그 일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은 쉽게 배울 수 있으며, 전혀 변할 것 같지 않던 주위 사람들의 태도와 자세, 그리고 가치관마저도 쉽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모든 것이 잘되고 안정되면 누구나 그 편안함 속에 안주하게 되어 온실 속의 화초처럼 역동적인 도전 정신을 잃어버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항상 잘 될 때 일수록 조심하고, 정상에 섰다고 안주하는 순간 추락하게 된다는 경고를 하게 된다. 일부러라도 자신의 내면을 흔들어 위기의식을 가지고, 그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지도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장기적 시각으로 자신의 일을 해온 사람들이며, 장기적인 시각이란 먼 미래에 대한 통찰력있는 확실한 장기 목표를 가지는 것 외에도 장기적 이익을 위해서 지금 당장의 손해를 감수할 수 있는 용기와 이런 노력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끈기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쉽고 편안한 환경에선 강한 인간이 만들어지지 않으며, 시련과 고통을 통해서만 강한 영혼이 탄생할 수 있고, 통찰력이 생기고, 일에 대한 영감이 떠오르며, 마침내 성공할 수 있다"던 헬렌 켈러 여사의 말처럼, 나무에 가위질을 하는 것도 사실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성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보다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고 그런 사랑을 통한 일에 대한 열정과 헌신에서 싹트고 열매맺는 한 그루 나무와 같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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