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저마다 올 한 해 동안 이루고 싶은 꿈과 소망을 마음 속에 새기고 주문처럼 외우게 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작심삼일이라고 자신의 꿈의 성취를 유도해줄 습관을 만들지 못하고 또다시 꿈을 잃고 한 해를 헤매는 삶을 살기도 한다.
연초에는 잠깐 방심하면 너무 의욕이 넘쳐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오버페이스 하기 쉽다. 마라톤 대회 초반처럼 마음 속으로는 '나의 페이스가 중요해!' 하면서도 몸이 너무 빨리 앞서 나가거나 몸은 풀리지 않았는데 마음이 너무 앞서서 몸을 몰아부치는 식이다.
마음이 평안한 상태에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어야 몸과 마음 뿐만 아니라 생각과 행동, 꿈과 현실이 온전히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오버페이스를 한다는 것은 아직도 꿈과 희망이 막연하여 정확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내가 준비되고 능력이 되는 만큼만 하면 되는데, 꼭 그 이상을 해야될 듯한 강박감에 휩쓸리게 되면서 페이스의 평정을 잃게 된다.
나 자신도 완벽한 수준에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 대해 동정한다는 것은 자신을 모르는 무례한 행동이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나의 역할은 구슬을 만들거나 다듬는 것보다 쌓인 구슬을 꿰어 멋있는 목걸이를 만드는 것이다. 즉 남을 돕는 일이다. 남을 돕기 전에 우선 나를 갈고 닦아 나 자신을 완성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의 재능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면서 상대가 필요한 것만 생각하고 그것을 해결해주려 하다 보면 나의 능력을 벗어나게 되고, 사사로운 생각이나 선입감에 의해 단정을 짓고, 고집과 독선에 치우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네 분수를 알라'는 말은 나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함을 깨우치라는 말이다.
나의 능력을 모르면서 다른 사람을 돕거나 나눠준다는 말은 내가 가진 것 중에서 남는 것을 나눠주는 나 자신을 갈고 닦는 수련의 한 방편일 뿐이다. 수련의 시절 내가 환자들을 도와주지만. 환자들이 있음으로 해서 내가 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는 고마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즉 내가 상대를 돕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있어서 내가 도움을 받는 것이므로 상대가 나에게 고마워할 일이 아니라 내가 상대가 거기 있음에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내가 너무 많이 가져서 넘쳐 처치 곤란인 것을 나눠줌으로써 내 스스로가 정리되고, 그런 나눔의 과정을 통해 내가 내적으로 비움이란 의미을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난 돌이 정을 먼저 맞고, 맞는 순간은 아프고 고통이 따르지만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다듬어져서 그만큼 매끄럽고 부드러워지는 것이나 마찬가지 이치다.
상대가 나를 알아줄 수는 있지만, 나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따뜻한 사람은 아닐 수 있다. 이 말은 사람을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더 낫고, 좋아하는 것보다 친교를 즐기는 것이 더 낫다는 의미다. 즉 우선 내가 모든 것을 똑바르게 할 수 있게 된 다음에라야 이웃과 세상과의 믿음직한 관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를 숨길 수는 절대로 없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지향하는지, 즐겨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면 그것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꿈과 생각과 말과 행동이 서로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하는 신묘년 첫 출근하는 아침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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