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일들은 자세히 살펴보면, 세세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모두 우리 자신이 아니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일은 위대한 예술이나 문학적 작품은 아닐지 모르지만, 우리가 아니면 결코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더더구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못하는 우리의 성격 같은 것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던 그런 삶을 사는 것이 하루하루 단순한 쾌락을 쫓는 삶보다, 시계처럼 밧데리가 소진되면 멈췄다가 밤새 충전이 되면 다시 돌아가는 삶보다 더 의미가 있다.
자부심이 높은 사람든 비교적 소수에 불과한데, 이들은 무엇보다 솔직한 사람들이다. 아닌 게 아니라 솔직함은 자부심의 본질에서 비롯된다. 자부심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짐짓 꾸밀 필요가 없다. 꾸미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이야 말로 대단하다.
어떤 사람이 대단하다는 것은 그의 삶의 가치가 그렇게 크다는 의미이며, 그것이 아니면 자부심을 느낄 근거가 없는 탓이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감추지 않으며, 때로는 소중하기까지 하므로 누구에데든 숨길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자부심이 높은 사람은 기만하거나 얼버무리지 않는다. 숨길 것이 없으니 어떤 질문에도 아무런 방어태세 없이 자연스럽게 대답한다. 그래서 대화는 자연스럽고 일관되게 흐른다. 정확한 자기 자신 외에 다른 모습을 보이려 애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부심이 높은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 않고, 실수로 덮으려 하지 않으며, 정정할 사항은 그 자리에서 아려움 없이 수용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이와 다르게 행동하고 싶을 때는 스스로 자신의 눈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쓸 때뿐이다.
그럴 때는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 모를 때, 즉 자신의 자부심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이다. 자신이 언제 실수를 했는지, 무엇에 무지한지는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안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이런 자기 인식은 다른 사람이 우리를 잘못 인식했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드물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오해하는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우리 스스로를 자신은 절대로 오해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저지른 어리석은 행동을 어떤 일인지 세상 사람들이 영영 모른다고 할지라도 우리 자신은 모를 리가 없다.
우리가 한 세상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진리는 우리 자신을 속일 수는 없으니까 자신의 과오를 감추기보다 거기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우리 자신의 과오가 범죄의 수준으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겁낼 이유는 없다.
지난 과오에서 무언가를 배웠다면 그 이후로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은 두려워할 일이 없을 것이다. 설사 우리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이런 모멸적인 사실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치르야 할 진정한 대가는 바로 우리 자신은 영원히 그 사실을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신의 자존감과 화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이유는 체포될 가능성보다 스스로 이미 체포되었고,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자부심의 유일하게 유효한 기반인 자기 자신의 가치, 다른 사람들의 눈이 아닌 스스로의 눈에 비친 가치를 잃었으니 자부심을 잃은 것이다. 스스로에게 솔직히 물어보자. 이 일이 자신의 자부심을 잃을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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