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달리기에는 각자에게 체화된, 익숙한 종류의 자유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젊음으로 체화된 자유는 아니며, 어쨌던 자신의 젊음도 아니다. 단지 일 순간의 몸의 상태일 뿐이다. 그러므로 젊음의 자유를 되찾는 길이 달리기의 본질이라는 오해는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바쁜 일상에서 무엇을 하든 그 순간의 의미를 되찾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일리가 있고, 또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장거리 달리기가 자신의 젊음에서 무언가를 되찾으려는 시도라고 생각하였지만, 사실 되찾게 되는 것은 자유가 아닌 깨달음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분명이 알고 있었지만, 급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잊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성장 놀이의 일부이다. 우리는 다 자신의 가치를 알았지만, 자신이 그것을 안다는 것 자체는 아무도 몰랐다.
어른으로 성장하는 성장 놀이의 한 과정으로 잊어버렸지만, 성장이 끝나고 어른이 되어 젊음의 수평기를 지나면서 서서히 자연스럽게 내가 잃은 것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맛보게 되었다. 뼈가 저리고 피가 시린 아픈 추억같은 느낌 말이다.
여러 가지 운동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장거리 달리기만이 우리가 한 때 알았던 것을 깨우쳐준다. 어떤 공적인 것도 아닌 일에 꾸준히 시간을 내어 생각할 수 있는 운동이 흔하지 않다. 철학자라 해도 똑같다.
삶의 의미는 이미 소일거리 정도로 치부되었으며, 정식 철학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논하는 전문적인 집단으로 변화되었다. 일종의 밥그릇 지키기의 학문적 업무일 뿐이다.
아무리 전문화된 직업군의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각자의 인생에서는 누구나 아마추어일 뿐이다. 그래서 삶의 의미라는 질문은 철학을 확고한 분야로 정립시키려는 과정에서는 얿애 버려야 했던 비전문적인 냄새가 진한 부분이다.
전문화되었든, 의미 없는 비전문화 분야이든 기록되지 않는 것은 쓸모가 없어진다. 기록하는 것은 문장이며, 문장 그 자체로는 삶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삶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달리기는 수 천 년간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으며, 우리가 행동하고 세계 속에 소비되고 있는 한식과 같다. 미래는 이미 와 있으며, 단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달리는 삶 속이 이미 와있는 미래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라고 묻는 사람들은 그 문자의 글자 그대로 질문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삶의 의미는 삶의 중요성을 나타내므로 의미론적인 것이 아니라 중요성 차원의 질문이 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월요일 열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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