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는 보리수 아래에서 십이인연을 바라보면서 인간의 모든 본질을 거울 들여다보듯 환히 깨달은 것이다. 십이인연을 통해 현상과 내면의 세계를 빠짐없이 정리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 해결은 곧 우주 질서 전체를 하나로 보는 것과 똑 같은 것이다.
‘반야심경’에서는 십이인연도 모두 텅 빈 것으로 보아 "무"라고 표현한 것이지만, 우리의 존재 방식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텅 빈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없기도 하며 있기도 한 것이다. 있다는 것은 인연에 의해 잠깐 나타난 것이고, 또한 그것은 영원히 있는 것은 아니므로 없기도 한 것일 뿐이다.
이처럼 ‘반야심경’에 나오는 "무"의 개념은 있다는 것의 부정이며, 또한 없다는 것의 부정인 것이다. 그래서 있기도 하며 없기도 할 뿐만 아니라 ‘없음’이 다한 것까지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니 결국 십이인연에 매달려 있지 말라는 의미다. 그것은 살아가는데 전혀 쓸모 없는 일이므로.
십이인연이 텅 비어 "무"의 상태가 되는 것까지 깨달아야 확연하게 깨닫게 되는 것이다. 결국 ‘반야심경’은 동양의 선사상과 아주 잘 통할 수 있다. 이를 깨닫지 못하면 자신도 죽이고 상대로 죽이는 일이 될 수 있다. 환자의 질병이나 사고는 내 책임이 아니지만, 살리고 못살리고는 내 책임일 수도 있다.
우리 자신이 천상천하 제일 높은 성인이다. 그 이상 무엇에 의지할 것인가? 내 인생은 어디에 의지해 있는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니며, 나의 근기에 따라 세상 일체만물에게 이익을 주며, 일체중생들을 이끌어 제도해 함께 피안에 이르게 하는 자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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