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와 쓰기는 인간의 지각 능력을 크게 변화시킨다"는 말이 있다. 책을 읽으면 경직된 집단적 사고방식에서 스스로를 끌어내 한층 더 자기 중심적이고 추상적인 개별화된 의식세계로의 변화와 발전이 가능해진다.
다양하고 많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더 좋겠지만, 어떤 책을 얼마나 깊게 읽은가에 따라 만화책 한 권에서도 나의 지각능력을 바꾸기에 충분한 동기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어린이들은 항상 놀랄만큼 기발하고 상징성이 짙은 생각과 말을 많이 하지만, 책을 읽고 쓰는 법을 배우지 않는 한 구체적인 자신의 삶의 틀을 벗어나기 힘들다. 글자을 읽고 무엇인가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열 수 있게 된다.
똑똑하지만 문맹이었던 우리 어린 시절의 부모님들도 원만한 삶들을 사셨지만, 지금은 그런 삶이 큰 제약을 받는다. 책을 읽을 수 없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없으면 현재의 세상살이의 의미를 구성하는 추상적 추세나 의미들에 접근하기 어렵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거나 발전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세상을 읽는 능력이 생기고, 책읽기와 세상읽기는 어릴 때부터 배워 평생동안 다듬고 발전시켜 가야할 연의 능력이며, 이를 통해야 경험의 세계까지 활짝 열 수가 있다.
세상을 읽지 못하더라도 그럭저럭 살아가기는 하겠지만, 이웃과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세상에 올바르게 기여하지도 못하여 사방에서 모순과 비논리와 좌충우돌 부딛치면서 극복하기 힘든 당혹과 분노, 그리고 절망을 경험할 수도 있다.
세상읽기에 서투른 겉으로 세련된 사람들이 현실의 삶을 힘들어 하는 이유도 똑같다. 세련미 컨테스트에 나가면 높은 점수를 받아 피곤한 일상의 삶에 약간의 활기와 위안을 줄 수는 있겠지만, 현실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잔치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평소에는 잘하다가 큰 일만 터지면 관례나 법령타령만 하는 공직 사회도 세상읽기에 실패하는 대표적인 조직이다. 평화시 그렇게 완벽하던 일본의 공직 매뉴얼이 한도를 넘어선 비상시에 제대로 작동하거나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 좋은 예다.
현실을 올바르게 읽으려면 정해진 시간에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을 입맛대로 왜곡 해석하는 습관에서도 탈피해야 한다. 유동적이고 역동적이며 복잡다단한 현실을 극단적으로 과거의 관례나 법령에 맞추어 단순화시키려는 시도는 정말 잘못된 것이다.
현재가 과거의 결과일지는 모르지만 현실은 지금 당장의 문제이다. 의무와 소신이라는 말로 현실상황을 확언하는 태도는 기껏해야 자기의 경험에만 의존하거나 근거하고 있다는 표시이며,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는 우리 속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재난, 재해, 질병, 이별 등 중대한 사건들을 겪는다. 그런 다른 세상의 체험들이 만들어낸 세상을 새롭게 읽어내게 만든 상징들이 경험이라는 안경으로 항상 우리 눈에 씌어지게 된다.
부분의 진실이 전체의 진실까지는 의미하지도 의미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부분을 다루는 행정이나 정치행위로 전체의 진실을 파악할 수는 없다. 타산지석의 진정한 의미를 오늘의 우리 현실에서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