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나는 무슨 일을 내기를 걸고 하는 것을 싫어한다. 스크린 골프 등 내기를 놀이처럼 즐기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 돈내기 고스톱이나 당구, 혹은 골프 등은 싫어하지만, 로또 복권은 매주 사는 친구도 있다.
1,000원을 걸고 하는 고스톱은 싫어하면서 기대값이 거의 0에 가까운 로또 복권에는 서슴없이 1,000원을 기분좋게 쓴다. 로또 당첨 확률은 8,145,060분의 1이다. 이런 명백하게 불리한 내기에 빠져드는 이유는 구입비에 비해 복권 당첨금은 엄청나 보이기 때문이다.
로또로 돈을 버는 것만을 목표로 한다면 분명히 비합리적이지만, 단 돈 1,000원으로 30억원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분좋은 상상이 1,000원의 가치가 있다면 돈을 잃더라도 합리적인 내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예민하게 생각하면서, 이익이나 손해의 가능치 즉 비용의 발생 여부에는 그만큼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나가 좋으면 다 좋다는 식의 사고방식이다.
잘 가던 자동차가 갑자기 시동이 꺼지거나 걸리지 않게 되면 점화 플러그나 리드 혹은 배전기에 결함이 생겼을 수 있다. 정비원은 자동차 제조사의 메뉴얼이나 혹은 예전의 경험에 따라 결함이 있을 확률을 알아내고, 또 각 결함을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아야 한다.
확률이 높을수록 그 결함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사리에는 맞지만,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말도 된다.
매뉴얼에만 따를 것이 아니라 자동차의 상태나 관리형태에 따라 결함확률과 결함을 확인하는 시간을 모두 고려해야 최적의 기대값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거의 대부분이 결함을 확인하는데만 관심이 있을 뿐 걸리는 시간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매뉴얼만 맹신하면서 돈은 들거나 말거나 실수하지 않음으로써 본전만은 찾아야겠다는 비합리적 업무처리의 과오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일관성없고 비합리적인 결정을 그럴싸하게 합리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눈가림도 즐긴다.
이런 자세는 시간 낭비일 뿐 합리적인 업무수행 자세가 아니다. 결함을 찾는 일을 하는 담당하는 모든 기관들은 가능한 결함들을 확인하는 최적의 순서를 계산해서 얻은 정보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안된 말이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자신들이 익숙한 업무 타성에 따를 뿐이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한가? 모든 확률은 통계자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통계자료는 정확한 사실들에 기인해야 된다. 그러나 현실은 사소하거나 어줍잖은 사실이라고 무시하거나, 현명하지 못한 작의적인 판단에 따라 모든 일이 자기에게 순조롭게 풀리기 바라거나, 피해의식이 적절하게 결합되어 가공되고 편향되기 쉽다.
천안함 사태나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업무처리처럼, 사실에 기반한 진리를 통해 국가의 정책적 결정들에서 실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책임있는 자세들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