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부산의대 재경 동창회 임원들의 양산 부산대 병원 방문행사가 있었다. 부산시내 아미동에 있었던 의과대학과 병원이 양산으로 옮긴지 2년이 되었는데, 어떤 비젼으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들 있는지 궁금했기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학교에 다닐 때 내가 항상 온 마음을 다해 이루기를 소망해오던 것이 불교적 수행을 통한 자아 성찰이었다. 부상없이 성공적인 달리기를 즐기기 위해서는 나의 몸이 내는 소리를 잘 들어야 하듯이, 세상에 나 자신을 잘 들어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나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나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자아를 들어내는 것이며, 나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며, 내 자신이 되기 위해서 나의 잠재능력을 펼쳐 보이는 표현수단이 성찰이다.
의과대학은 일정 학점을 따는데 실패하면 과목만 낙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한 해를 낙제하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며, 나만의 공부방법을 고수하기보다는 전해오는 족보와 선배들의 핵심 정리에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많다.
나도 1학년 때 나만의 공부방법을 고수하다 한 해 낙제라는 자존심 상하는 새로운 경험으로 자살이나 도망까지 생각하기도 했지만, 항상 뭔가 2% 부족했던 삶의 미진한 느낌을 충족시키려 졸업 후 나만의 삶의 방법을 찾는데 더욱 심취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서는 것이 두려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어떤 일을 선뜻 행동하지 못하고 미적거리다 포기할 수도 있지만, 젊었을 적의 그런 실수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해함으로써 실수에 대해 스스로를 놓아줄 수 있다.
성찰은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의 결과로 자존심이 손상되었던 과거의 경험에서 뭔가 논리적 결론을 이끌어내고 배워서 나를 더욱더 사회적이고 활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사고방식의 하나다.
나의 실수와 그로 인한 심리적 상처를 머리로는 이해하면서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현실의 이성적 자아 속에 손상된 옛 자아가 그 때 그대로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옛 자아는 지금의 나와는 별개의 인격체로 나의 무의식 속에 숨어 있으면서 간혹 한번씩 나의 용기와 열정을 뒤흔들어 자유롭고 싶은 지금의 나의 의지를 방해한다. 상처를 들춰내서 과거의 의미를 깨닫고 달래주면 내가 지금 선택해야할 방향이 분명해진다.
실패를 경험하기 전에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을 때 한번씩 성찰을 통해 나의 결의와 행동 방침이 확실하고 올바른지 살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성찰을 통해 상처를 들춰내서 과거의 의미를 깨닫고 달래주면 내가 취해야 할 방침이 결정이 분명해진다.
실패했다고 자신감을 잃고 풀이 죽어있다면 교훈을 얻을 수 없으며, 비록 실패는 했지만 옳은 순간도 있었다는 긍정적인 사실을 보지 못하고 실패라는 부정적인 결과에만 집착하여 회피하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기분이 우울할 때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즐거움을 생각하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실패에 구속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볼 준비가 된다.
모든 실수는 나의 삶에서 교훈이 될만한 어떤 것을 잠정적으로 가지고 있다. 차분히 그 실수를 생각하고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확인하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검토하여 행동으로 옮길 때 교훈을 얻게 된다.
나의 경험을 현재의 삶에 창조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듭짓지 못한 과거 감정의 희생자가 되거나 이용당하지 말아야 한다. 의미없는 단순한 조깅습관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당당한 한 사람의 주자로 바뀌듯이...
나의 축적된 지난 경험들이 성찰을 통해 스스로 이해하게 되고 행동할 수 있는 실천의지로 다져지는 정도에 따라 더욱더 나의 삶이 견실해지고 단단한 여생의 밑천이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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