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알아서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키는 편이다. 심지어 아이들 대학 선택의 문제도 자기가 하고 싶은 과를 선택해서 현재 수준에서 대학을 지원하라고 한다. 아이들이 너무 무관심하다고 화를 내기도 했을 정도로 나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살아오면서 되돌아 볼 때 나의 미래예측 능력은 실제보다 지나치게 잘못 판단하면서도 잘하고 있다고 잘못 과신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의 기억에는 오류가 많있고, 나의 예상이 옳았다는 방향으로 심하게 편향된 채 합리화되어 있는 경우 또한 많았으며, 분명 일어나리가 생각했던 일들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경우도 수두룩하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그래서 과거의 사건들을 왜곡하거나 나의 견해를 잘못 기억하고 있거나 잊어먹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다.
살아오며 부딪친 직접 경험이므로 모든 기억이 진실이라 믿고 있지만, 그 때 생각했던 일어날 수 있었던 가능한 결과들이 아니라 실제 일어난 결과에 대한 기억과 감정만 강하게 남아있게 마련이다.
오래 전에 일어난 일들이라 기억 자체가 많이 변형되었거나 강한 인상만 남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알게 모르게 나의 일상의 삶의 태도와 일치하는 증거들만 선별적으로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아무리 애를 써더라도(사실 그렇게 많이 애를 써지도 않지만) 미래에 대해 체계적으로 에측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아마 예측을 했다면 그것이 옳을 것이라 마음 속으로 느끼기 쉽다.
세상살이는 복잡하고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운이라는 요소도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을 하는 것이 틀림없다. 미래 비젼이나 전망, 현재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나 태도, 사회정치적 사건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지난 일을 되돌아 보면 정확한 예측과 선택의 경우도 있었지만, 어떤 상황이 얼마나 있을 법한 것이었는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일어난 일의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켜 불가피한 최종의 선택이었음을 인과론적으로 설명한다. 그 결과 과거를 왜곡하고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과장하는 비합리적이고 위험한 결정을 초래하게 된다.
삼풍백화점 붕괴나 성수대교 절단처럼 사소한 위험 신호를 지나친 신념으로 무시한 결과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큰 사고들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의 농협사고도 기본적인 원칙이 중요하다는 과학이 우리에게 남긴 놀라운 사실들을 터무니없는 자신감으로 미래 위험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함으로써 초래된 반복되는 우리의 사회적 문제들의 하나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