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마주하고 있는 삶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런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설명이란 우리가 설명하려고 하는 그 대상을 초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떤 일이 존재하기 이전에 이미 내가 그곳에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정의 내리기 위해서는 그것의 주위를 돌아다녀야 하고, 그것의 심장부에 도달하기 위해 그것을 해부해야만 한다. 외과 의사는 생명이 아니라 죽은 육체에 대한 설명만 찾을 수 있다. 생명에 대한 모든 의학적인 규정은 어리석은 일이다.
모든 설명은 사후 약방문이다. 설명하는 순간 더 이상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과학자들도 이제 그런 현상을 깨닫고 있다. 우리가 환자의 혈액을 검사할 때, 그 혈액은 ㅏㄹ아 있는 인간의 혈관에서 움직이고 있을 때와는 다르다.
혈관 속의 피는 살아있지만, 다른 성질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실험과 연구를 위한 통에 옮겨지는 순간 이미 그것은 죽은 피다. 혈관 속에 있는 혈액과 똑같은 것이 아니다. 본질인 생명이 거기에는 없기 때문이다. 삶의 모든 설명이 이것과 같다.
나무에 피어 있는 꽃은 다르다. 생명, 혹은 생명의 형태는 그 안에 어떤 흐름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무에서 꽃을 따와 연구실 안에서 검사할 때 그것은 이미 완전히 다른 꽃이다. 그런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된다.
이제 생명은 더 이상 그곳에 없으며, 꽃의 화학적 성분만 알 수는 있지만, 그것이 생명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는 없다. 시인은 다르게 접근한다. 해부가 아니라 사랑을 통해 어떤 대상에 다가간다.
어떤 꽃을 뿌리째 뽑음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랑을 통해 다가간다. 그것의 본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알게 되며, 그것은 하나의 설명이 아니라 한 순간 진리를 들여다 보는 일이다. 그래서 시는 설명이 아니라 진실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 그떄 우리 심장은 다르게 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심장의 고동을 들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손을 잡는다. 그럴 때 느끼는 따뜻함은 사뭇 다르고, 내 피는 다른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이 손을 잡아주면 의사가 잡을 때와는 다른 리듬으로 움직일 것이다. 서로 다른 맥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가 우리 손을 잡ㄷ을 때의 맥박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심장의 맥박을 들을 수는 있지만, 맥박은 서로 다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심장이 뛰고 있을 때가 바로 심장 고유의 노래와 같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그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그 맥박을, 그 피를, 그 생명의 따뜻함을 느끼고 알 수 있다.
의사는 하나의 대상으로 환자를 보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와 하나가 되고, 일체가 되며, 서로 녹아드는 것이다. 서로 존재의 깊은 곳을 알지만, 설명하지 않으며, 느낄 수 있지만, 그 느낌은 서로 다르고, 머리로는 생각할 수가 없다. 과학에 생명의 느낌을 위한 공간이 없는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월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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