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잠재의식은 씨앗을 품은 흙과 같아서 감정의 씨앗이 그 속에 깊이 묻혀 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모든 희로애락의 감정들은 처음에는 표층 의식에서 생겨나 한 동안 머물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씨앗의 형태로 잠재의식의 심층부에 묻히게 된다.
남을 위한 선행을 행하게 만드는 연민의 감정 역시 잠재의식 속에 그 씨앗이 묻혀있다. 우리 조상들은 다른 사람을 위한 선한 행동으로서의 연민이 받은 것보다 준 것이 많으면 남는 선행으로 적으면 자신에게서 그치나 남는 바가 크면 세상에 미친다고 믿었다.
매일 매일 물을 주고 돌보면 씨앗은 어느덧 싹을 틔우고 의식의 표면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기쁨이나 연민 같은 긍정적 씨앗에 물을 줘서 싹을 틔우면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게 되지만, 시기심이나 화 같은 부정적 싹을 틔우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
기쁨이든 화든 흙 속에 조용히 묻혀 있을 때는 그저 똑같은 하나의 씨앗에 불과할 뿐이지만, 의식의 표면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 하나의 감정이 되어 정신적 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심리적으로 정화 또는 순화의 과정을 통해 정신적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잠재의식 속에서 씨앗의 형태로 묻혀 있는 화와 활성화된 감정의 형태로 의식의 표면으로 올라온 화를 모두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화가 거기 있음을 알아 차려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누구나 잠재의식 속에 화의 씨앗을 품고 있으나, 이 씨앗이 싹을 틔우지 않으며 화가 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늘 기분이 좋고 표정이 밝고 미소와 웃음이 떠나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마음 속에 화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화가 의식의 표면으로 올라와 그 모습을 드러내게 하지 않았을 뿐, 잠재의식 속에는 그 씨앗이 묻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씨앗을 자극하는 말과 행동을 하면 화가 곧바로 표면의식, 즉 거실로 올라올 것이다.
마음 수련을 한다는 것도 결국 화나 고통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화나 고통이 올라올 때 그것을 곧바로 알아차려 보살피고 달래는 방법을 훈련하는 것이다. 그런 훈련이 없으면 화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압도당하고 마는 것이다.
마치 거미줄의 한쪽에서 신음하는 괴로움이 반대편 거미줄에도 똑같이 전해지는 것처럼, 의식적인 삶을 수련하면 쉽게 화에 압도당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알아차림의 에너지로 화를 보살필 수 있게 된다. 이때 의식적인 호흡과 걷기나 달리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 사는 세상은 거미줄의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짜여 있어서 그 어느 하나라도 저 혼자 있거나 일어나지 않고 모두가 연관되어 서로가 원인과 결과로 얽혀 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악을 선택하기보다는 서로에게 연민을 갖고 어렵지만 선을 베푸는 것이 결국 우리 모두가 평화롭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화요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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