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한창이던 시절에 구소련 지도자인 흐루시초프가 미국을 방문하여 워싱턴 프레스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그가 받은 첫 번째 질문이 "오늘 당신은 스탈린의 무시무시한 공포정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당신은 스탈린이 집권하던 시절에 그의 최측근이자 동료 중 한 명이었는데, 당신은 뭘 했습니까?"
갑자기 흐루시초프의 얼굴이 붉게 변하더니 "누가 질문한 것이오?"라며 크게 언성을 높였다. 회견장에 참석한 5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두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누가 질문한 것이요?"라고 그가 다시 소리쳤다. 역시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게 내가 한 일이요".
대부분의 조직들이 안고 있는 비극 중의 하나는 지도자들이 실수하는 것을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내버려 두거나 방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자식들의 터무니없는 생각이나 잘못에 대해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함께 휩쓸려 행동을 방조하는 것이나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식들이 무엇인가 마음만 먹는다면 노벨상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낙관주의와 희망은 언제나 선택의 여지를 주기 때문에 용기가 생긴다. 희망의 반대는 절망이지만, 절망을 느끼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자신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식들은 부모의 생각이 절망 이외에는 아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부모의 생각이나 태도는 전염성이 있어서 자식들에게 그대로 전염된다.
근심 걱정이 내 머리 속을 휘젓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내 머리 속에 자리를 잡는 것은 나의 의지로 막을 수 있다.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자식들을 대하느냐에 따라 자식들의 인생이 달라진다.
자식들에게 부모는 언제나 부모일 뿐이며, 부모도 자식을 항상 자신의 손 안에 있는 아이로 취급하고 또 그럴 것이 분명하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기대하고 대하는 방식이 기대치를 설정하게 만들고 그 수준에 따라 자식들의 성과와 인생발전의 정도가 결정된다. 자식들은 자신이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바를 잘 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이 최고의 사람이기를 기대하며, 항상 그렇게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은 하되 무리하지 않고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오늘 힘을 많이 썼으니까 내일을 좀 쉬어야겠다"고 말하는 부모는 자식들이 어느 정도 성장할지 일종의 감을 가지고 있다. 그 감에 따라 장기적인 인내를 가지고, 그렇게 커가고 있는지 보고 싶어한다.
부모는 당면한 현실과 환경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자식들의 화려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를 부정하기보다 표현하는 것을 더 쉽게 생각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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