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음식을 만들려고 채소를 썰거나 통조림 뚜껑을 따다가 손가락을 다치거나 뜨거운 냄비나 다리미에 화상을 입고 진료실에서 만나게 되는 분들이 더러 있다.
몇 년째 달리기를 해오던 주자가 달리던 중에 넘어져 부상을 입거나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듯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자만에 의한 순간적인 부주의를 초래한 자신의 현실인식에 책임을 지지 못하면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상을 입은 현실에 대한 부정과 비난이 뒤따르게 된다.
세상살이 자체가 항상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이야기들, 납득하기 어려운 계략들, 고유한 관습들, 상거래와 관련한 전문적인 용어들로 넘쳐나고 있으며, 새로운 것은 항상 알만한 사람들을 찾아 다니면서 배우지 않을 수 없는 과제들이다.
내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 사람의 지위나 학력이 어떻든 상관없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새롭고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유익하고 귀중한 경험이 된다.
다른 사람들이 지루하고 어리석고 피해야 하는 경험으로 생각했던 것들도 꾹 참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새롭게 배워야 한다.
어떤 것이 내게 유익하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내가 유익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내가 배울 수 있고 배워야 하는 것들을 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내가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나 어떤 것이든 배울 수 있다. 우리 인생살이의 기본 요소 중 하나가 약속된 삶에 대한 열정이라면, 이 약속을 실현하는 핵심은 나의 모든 가능성을 완전히 열어두는 일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눈에 보이는 것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함으로써 세상의 기운을 포용하고 흡수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는 뭔가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욕구도 한 몫을 하게 된다. 나이들면서 새로운 경험을 싫어할 수도 있고, 새롭고 아직 체계화되지 않는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욕구가 없다면 절대로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욕구실현은 실패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을 이기고 낙관주의적이어야 하며, 자신감도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의 대화가 중요하다.
왜 무엇이 일어났으머, 어떤 영향이나 의미, 혹은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나 자신과의 대화라는 경험에의 성찰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잊고 지냈던 것을 재발견할 수 있고,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자신의 실수로 쏟은 뜨거운 커피물에 입은 화상을 커피를 판 점원에게 화를 내거나 푸념을 늘어놓는 일은 삶에 오점을 남기고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성찰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과 관련이 있으며, 죽음에 맞서는 과정에서 성찰이라는 습관이 생긴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이해하게 되면,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하는지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 자기 성찰의 기능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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