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스 하이"라는 말이 있다. 한 마디로 주자가 달리는 도중에 달리기에 빠져들어 느끼는 행복감이다.
운동으로 인한 신체적인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엔돌핀이라는 강력한 진통물질로 인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달리기에 자체에 몰입되는 행복감을 말한다.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며 적극적으로 서로를 통제하면서도 항상 새로움을 유지하는 것도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들은 서로에게 주의를 집중해서 상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감정과 꿈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 상대의 잠재력을 키워주기 위해 기꺼이 노력한다. 이런 노력 자체가 달리기처럼 끊임없이 평생동안 지속되는 하나의 과정이자 또한 지겹고도 즐거운 과제이기도 하다.
부부가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다. 함께 여행을 다니고, 같은 책을 읽고, 아이를 키우며, 계획을 세우고 실현해 나가는 모든 일들이 즐거워진다.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서로가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조절해 가는 것으로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서로를 통제하고, 즐거움을 높일 수 있는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주의력을 투자하는 것이다.
가족은 외부의 누군가 혹은 어떤 도움이 없이도 자체로써 언제나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가족들이 서로에게 집중하면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서는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는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주자들이 달리는 중에 느끼는 것과 비슷한 즐거움 또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주자들이 '러너스 하이' 상태를 경험하면 그 사실에 행복해 하고, 또한 계속 그 상태로 남아있기를 원하는 것처럼 가족들 간에 느끼는 단순한 기쁨이나 열중할 때의 느낌이나 행복한 사건들, 맛있는 음식, 부모를 향해 짓는 자식들의 행복한 웃음들도 우리에게 엔돌핀 이상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이런 행복감은 어떤 행동에 따른 보상적 성격의 심리적 보너스라기 보다는 오히려 오랜 기간 동안 연마해온 가정관리라는 기술을 통해 얻게 된 노력의 산물이다.
가족관계는 다른 어떤 일에는 관심조차 없을 정도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있는 경험 자체가 미치도록 행복하고 황홀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어지간한 고생도 감내하면서 그 행위를 지속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가정생활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면서도 그 형태와 방법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내가 유지하는 가정생활을 즐기는가 아닌가에 따라 개인이 느끼는 전반적 만족감에 차이가 생긴다.
자신의 가족을 찾은 사람들은 복 있는 사람들이다. 가정에서 가족들간의 사랑과 믿음에서 얻는 만족감과 행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가정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자기 목적적 자아의 영역에 속한다. 우리 삶은 대부분이 나의 자아에서 만들어진 목적이 아니라 생물학적 욕구와 사회적 통념에 의해 형성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적 요인에 크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다.
가정은 외적 요인에 휩쓸리지 않고 가정유지에 유리한 쪽으로 외적 요인을 해석하고 받아들여 모든 것을 즐거운 도전으로 쉽게 변화시킴으로써 쉽사리 권태를 느끼거나 좀처럼 근심걱정에 얽매이지 않게 만든다.
가정에서는 사회와 달리 혼자 잘 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으며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두루 두루 잘 하고 잘 살아야 진정한 행복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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