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잠원동 달리기 동호회원 가족들과 함께 설악산 장수대-대승령-십이선녀탕-남교리로 이어지는 등산을 다녀왔다.
나와 집사람은 맨 후미에서 6시간 40분 만에 겨우 완주하여 7시간 제한시간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초반부터 집사람의 신발창이 뒤꿈치부터 터지지 시작하여 양쪽으로 번지고, 내 신발까지 앞쪽이 터지는 진기한 현상이 벌어진 일행들에게 걱정과 민폐를 톡톡히 끼친 하루였다.
대열의 맨 후미에서 제한 시간에 신경을 쓰면서 그래도 경치 구경은 다 하고 평도 하면서 마음 속 한 편으로는 전체를 끌고 가는 산행대장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우리가 무인도에 혼자 혹은 마음 맞는 둘이서만 떨여져 살지 않는 한, 세 사람 이상이면 누군가는 나머지 두 사람을 통솔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혼란이 일어날 것이 뻔하다.
왜 리더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역사적 사실들과 학자들의 연구에서 알려져 있지만, 대체적으로 세 가지 이유로 압축된다.
첫째가 조직 운영의 효율성에 책임져야할 사람이 필요하고, 조직이나 국가의 성패는 지도자의 자질에 따라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는 지난 시절의 변화와 격변이 우리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으며, 우리 삶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지향해야할 목표를 제시하고 이끌어갈 사람이 필요하다. 셋째는 정직과 페어플레이 원칙을 비웃게 만드는 등 조직이나 국가의 정직성에 대해 만연에 있는 불신을 바로잡고 신뢰도를 다시 높일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기본적인 위험성 중에서 첫 번째가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와 그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다. 두 번째는 부자와 가난한 자로 대별되는 불균형한 사회적 불균형과 불안정이고, 세 번째는 국가를 관리하고 이끌어갈 지도자의 자질에 관한 문제라 생각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 사회의 존경받는 리더십 부재라고 하겠다.
금융기관을 운영하면서 서민들의 돈을 빼돌려 자신의 배를 채우는 기업가들과 그들의 위법행위를 방조하는 전직 감독관청 출신의 감사들, 즉 기업과 국가 출신들이 합작하여 벌이는 부정부패 놀이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눈치챘으면서도 묵인한 정치지도자들과 국가 정보기관들, 외국 스파이들에 국가 기밀을 팔어넘기는 공직자들과 기업임원들, 진범이 자기가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시민을 범인으로 떠넘기는 수사기관원들의 부정직한 이기심 등 우리 사회의 리더십은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반면에 직업과 개인의 삶의 고리에 사로잡혀 쫓기듯 살아가는 일반 사람들이 이런 것들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아무 것도 없다.
휴대전화같은 유비쿼터스 장비와 인스턴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장치들 덕분에 사무실과 집의 개념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직장이라는 공간에 얽매여 있는 이런 전례없이 혼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이는 와중에서 재발 단순한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간직한 채 힘들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현재 직면하고 있는 북한의 테러와 공격이라는 위협 때문에 우리는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제대로 공론화하지 못하고 수면 아래로 묻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지도자로서의 경제입국의 꿈과 베이비 붐 새대들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피나는 열정과 의지로 만들어진 거국적 성공이 이기심이라는 진흙탕에 빠져 어쩔 줄 모르고 허우적대는 정계과 재계의 지도자들과 수동적 추종자들에 의해 어떤 것을 기르고 키우기보다 땜질로 연명하고 있는 꼴이다.
지도자는 어떤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올바른 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이나 국가를 운영할 추진력과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비젼과 성품을 확신시켜 주는 행동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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