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외손자를 데리고(실은 아직 걷지 못하니까 안고) 집사람과 딸과 함께 외출을 했다. 어린 아이의 순진한 호기심에 어린 눈길과 뭔가 해결해보려는 집중력을 바라보며 한없는 즐거움을 느꼈다.
누구나 흘러간 과거의 어린시절은 그 시절을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인생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작은 어린이처럼 눈앞에 놓여있는 사실에 다가가 모든 선입관을 버리고 호기심에만 의지해 마음 속 깊이 존재하는 본성이 이끄는대로 겸손하게 따라가기만 하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 중에 아직도 제대로 개발되지 않는 재능을 발휘하여 세상을 즐겁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동기나 성격, 그리고 기회들을 어린아이적인 관점에서 적절히 섞을 필요가 있다.
"나는 어디서 왔을까?" "왜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을까?"와 같은 어릴 때의 의문에 적절한 답을 얻지 못하고 청소년기로 넘어왔기 때문에, 대학 때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은 궁극적 질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어른이 되어 이런 인생의 깊은 내면과 대면하는 과정에서 재산, 직업, 행복같은 서구적 가치들이 내가 가지게 되는 관념의 핵심으로까지 연결된다.
마라톤 출발선을 떠나 42.195km라는 긴 숲속을 의지를 가지고 방황하다가 결국에는 그곳을 빠져나와 결승선을 지나며 비로소 나와 달리기 세상의 관계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 인생도 어린 시절의 단순한 존재에 대한 의문이 억압된 채 그대로 내 곁을 떠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관심과 의지에 따라 세상살이의 과정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계속 외연을 넓히며 항상 나와 함께 있다.
인생살이의 가장 놀라운 사실 중 하나가 나이나 지금 처해 있는 상황에 관계없이 독서와 명상을 통해 나의 부족한 교육을 언제나 보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공사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는 개인적이나 정치적, 혹은 이념적인 방식으로 구성원들에게 규칙과 명령을 부과하고 따르기를 요구하며, 그런 과정에서 남보다 앞서 나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 성공에 대한 강한 야망이 실패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생각이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하게 만든다.
어떤 일에서 성공이라는 야망 때문에 자신의 지적 성장이 방해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더 큰 성공을 위해 사물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분간하는 능력인 지적생활이 더욱더 필요해 질 뿐이다.
뭔가를 배운다는 것은 바로 적극적이고 열정적이며 그리고 개인적인 것이다. 내가 읽거나 배운 것은 나에게 이익이 되어야 하며, 나는 또한 그것을 즐겁게 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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