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나날이 복잡해지고 살기가 팍팍해지고,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매번 불확실하고 성급한 판단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결코 좋아할 수 없을꺼라 생각했던 사람이지만, 친해지고 나서는 굉장히 좋아하고 믿은 수 있는 사람도 많다.
"초록은 같은 색"이라고 내가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나는 편견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런 편견 탓에 많은 사람들이 친구나 믿을 만한 조언자가 별로 없다고 불평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대인관계 기술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첫 인상에서 추측되는 쓸데없는 가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달리면서 바라보는 자연들처럼 그냥 그 곳에 그대로 두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며 바라보며, 상대에 대한 나의 관심과 배려를 최대한 표현하려 노력한다.
모임이 있을 때 처음 보는 사람과 술 한 잔 나누면서 단순한 잡답 수준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모임의 주제에 대한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서로가 마음을 열고 상대를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서로가 살아가면서 가지고 있는 열정에 대해, 또는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중에는 적절히 이야기를 끊을 수 없는 큰 흐름에 속으로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열정을 가지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그런지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의 내면의 목소리를 찾고, 진실된 이야기라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면 서로에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투영되기는 쉬운 일이다. 그런 느낌이 두 사람 사이에 놓여있는 간극을 메워주고, 따뜻한 관심의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나는 환자와 이야기를 할 때 시선을 비스듬이 엇갈리게 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핵심을 단호하게 강조하거나 약속을 할 때만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한다. 시선보다는 상대에게 내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상대도 그런 메시지를 좋아할 것이라고 더 많이 생각한다. 감명을 주거나 똑똑해 보리려 하기보다 그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진정으로 제공하려 노력한다.
인생살이에서 서로의 신뢰 관계를 원한다면 처음에 잘해야지 처음에 배신을 하면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처음에 미워하다 나중에 사랑하게 되는 설정들이 자주 나오지만, 실제 인간관계에서 이런 일은 거의 없으며, 일단 강한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에는 중간에 실수나 배신을 해도 노력을 통해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다.
"첫 인상을 심어줄 기회는 두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말처럼 우리 뇌는 예측을 벗어난 경험을 규칙성 있는 예측으로 저장하며 뇌는 경험을 받아들일 때 규칙에 어긋나는 특정한 상황을 제외하고 모든 일을 규칙에 따라 처리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첫 인상이 인간관계에 매우 일관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이유지만, 다수의 다른 상황이 발생할 때 새로운 경험이 첫 인상에 영향을 주어 첫 인상은 그 힘을 서서히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첫 인상을 부정하는 새로운 경험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든 첫 인상이 갖는 지배적인 영향력은 거의 변하지 않으면 평생 지속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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