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축구 국가대표 중 한 명이 작년 6월의 승부조작 회의에 참석한 혐의를 인정했다.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하던 관료나 정치인, 혹은 사업자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결백주장과 번복, 그리고 구속의 순환구조를 보면서 공인들의 희박한 책임감과 도덕심에 일반국민들의 허탈감과 편견의 뿌리와 그늘이 더 깊어지고 있다.
우리 모두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만나거나 단 둘이 일대일로 만나거나 간에 어떤 사람을 보는 순간 첫 눈에, 즉 첫 30초 안에 상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수 천년 전 우리 조상들은 지금 마주친 상대가 '친구냐, 적이냐','사귈지, 도망갈지'를 아주 재빨리 파악해야 생존이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 마음이 본능적으로 그렇게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결국 어떤 사람에 대한 첫 인상은 상대가 나에게 도움이 될지 아니면 해가 될지를 순식간에 판단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동기에 따라 본능적으로 결정된다는 의미다.
우리 뇌는 원래 무작위로 연결되어 있는 신경세포들의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떤 것을 학습할 때마다 이 세포들의 연결중 일부는 강화되고 다른 것은 완화된다. 어느 하나의 뇌세포가 아니라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는 수많은 세포들이 동시에 활성화되며, 이런 체제는 쉽게 일반화되어 버린다.
예를 들어 여러 종류의 새의 모습들을 잘 알기 때문에 지금까지 보지 못한 종류의 새도 우리 뇌는 새로 분류하게 된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런 네트워크의 작동방식은 속도가 빠른 대신에 엉성해지기 쉬운 단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것을 배우는데 항상 똑같은 세포들이 개입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면 이전 학습에서 만들어졌던 연결 중 일부가 변화하게 되고, 그에 따라 아주 적지만 오류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오류는 모두 가장 두드러진 것에 크게 영향을 받는 사람에게 따라 달라지는데, 가장 강하게 연결된 세포들의 활성화에 따른 차이이며, 이것이 첫 인상에 대한 개인적인 편견의 원인이다. 즉 가장 두드러진 어떤 것이 다른 연결들을 억압해서 덜 두드러진 정보들은 고려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알버트 메라비언에 따르면 메시지 전달요소 중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8%, 표정 35%, 태도 20%, 내용 8%라고 한다. 즉 첫 인상을 평가하고 말하는 데 목소리와 표정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의대 데이비드 라켈 교수에 따르면, 환자의 얘기를 잘 들어 주고, 환자에게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친절한 의사에게 진료 받으면 면역력이 빨리 회복되고 감기가 하루 빨리 나았다.
아파서 병원을 찾는 환자의 병이 호전되려면 치료법도 좋아야 하지만 의사가 환자를 얼마나 정성으로 대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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