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에서 경험이 많지 않는 주자들이 성공적으로 자신의 완주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시계 역할을 하는 페이스 메이커라는 시간지기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이들은 각 시간대가 기록된 풍선을 어깨에 매달고 주자들을 인도하여 일정한 속도로 편안하게 달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페이스 메이커 봉사제도를 국내에서 처음 전문적으로 도입하여 실시한 단체가 순수 봉사단체인 광화문 마라톤 모임이다.
일단 회원으로 선발되면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자신이 경험과 훈련으로 얻은 달리기와 관련한 기술과 정보, 또는 의견을 자신을 따르는 주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엄청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회원으로 선발되기 전까지는 서로 낯선 사람들이었지만, 영원히 낯선 사람으로 머물지 않는다. 회원으로 함께 페이스 메이커를 하며 싹틔운 끈끈한 관계가 곧 개인적인 친분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지원과 책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단순한 대회에서의 공적관계를 넘어 훨씬더 강력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진다. 회원간에 친교의 싹이 트고 자라면서 더 깊고 의미있는 관계로 만들어지게 된다.
초창기에는 폐쇄적인 국내 마라톤 대회에서 페이스메이커 제도가 얼마나 빨리 정착될지 우리 중 아무도 감을 잡을 수 없었지만, 우리의 마라톤 경험을 새로 시작하는 주자들과 함께 나누며 즐기는 관계는 놀랄 정도로 친밀하고 투명하고 보람찬 경험이었다.
모두가 더욱 친절하고 솔직하고 관대한 마음으로 봉사를 즐기고, 그런 마음의 봉사모습 때문에 순식간에 신뢰가 쌓이고, 즐기고 웃을 일이 많아지면서 더욱더 끈끈한 우정을 쌓아올 수 있었다.
월례모임에 모이거나 대회에서 봉사할 때마다 개인적이 인적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서로에게 배우고 또 새로운 정보를 얻음으로써 처음 자신이 상상하던 이상으로 긍정적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살다보면 돈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정이나 즐거움 때문에 하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다 보면 나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되고, 그 가치는 돈으로 헤아릴 수 없이 크다.
나는 요즘 '청년 꿈 살리기(vision-up!) 포럼'이라는 것을 만들어 지난 주에 첫 모임을 가졌다. 스펙으로만 세상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스펙은 단지 현실적 접근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자신이 가치를 느끼며 정말 한번 해보고 싶은 꿈을 찾는 것이 먼저고, 그 다음에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전념하여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고, 꿈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기 위한 모임이다.
그런 걸 알면서도 꿈을 현실과 바꾼 사람들에게도 진정한 삶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삶의 질 문제다. 바로 성공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도와주기가 가장 쉽다. 성공과 마음가짐은 전염성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도 나의 열정 때문에 나를 도와주고 싶어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열정도 없고 늘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음만 먹고 찾아보면 도움의 손길은 어디에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기댈 언덕이 되어줄 수도 있다.
돈을 벌거나 취직을 하는 등 뭐든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꼭 받아야만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은 나에게 오는 긍정적 기운을 거부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인생은 항상 주고 받고, 또 주고 받으며 더불어 함께 울고 웃으며 내가 진정으로 꿈꾸는 세상을 즐겁게 여행하며 살아가야 하는 일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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