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화해병 초소에서 한 병사의 총기난사로 야간근무 후 잠자던 4명의 병사가 안타깝게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모든 인간관계의 갈등은 자신의 내부 통제의 장애에서 기인된다. 울분을 속으로만 꾹꾹 눌러 참는데는 한계가 있다. 감정을 숨기거나 할 말을 참는다고 문제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 폭발할 때까지 점점 더 커질 뿐이다.
나름대로 혼자서 갈등을 회피하려고 무던히 애을 쓰다가 불 위에서 끓는 주전자처럼 김이 꽉 닫혀있는 뚜껑의 좁은 구멍으로 빠져나오거나 아니면 뚜껑이 날라가버리듯 어느 순간 펑하고 화를 터뜨리게 된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꼈거나 혹은 누군가가 자신을 실망시키거나 뭔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을 때 자신의 본능을 믿고 동기든 선임이든 지휘관이든, 아니면 군종장교든 찾아 처음부터 마음을 터놓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화를 통한 소통관계을 유지했어야 하고, 그런 체계가 가동되고 있었어야 했다.
우리는 어려움에 처하면 무의식적으로 힘든 대화를 피하고 싶다는 의도하에 가장 먼저 주변사람들과의 소통을 차단하여 갈등의 여지를 막아버리는 행동을 하기 쉽다. 이것은 아주 비생산적이며 건전한 토론이나 논재의 여지를 없애버리는 방식이며, 그러다가 벌컥 벌컥 화를 내면 갈등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진짜 해결해야할 감정문제를 처리하지 않고 교묘하게 그 자리를 빠져나가 버린다. 결국에는 또 혼자 원래대로 갈등 속에 고립된 채 남게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솔직하게 세상을 대한다고 해서 모든 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를 인정하는 일이다. 그런데 좋지 않는 상황에 처했을 때는 솔직히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보다 문제해결에 더 도움이 되는 것 또한 없다.
인간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갈등해소에 '내가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의 위력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 안전이란 미신 같은 것이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관례'라고 불리는 언제나 해왔던 방법, 정형화된 틀에 맞춰 일을 처리하려는 자세로는 큰 폭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남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범주를 벗어난 뛰어난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위험은 회피가 아니라 과감한 도전을 통해서만이 제대로 극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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