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동네 가까이 있는 원장님들과 오랫만에 만나 느긋하고 편안한 저녁 겸 술 한 잔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천천히 저녁 한끼 함께 하면서 마음껏 사는 이야기들 나누며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우리는 성질이 급하다. 뭐든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무엇을 해주면 되는지, 혹은 상대가 어떤 것을 해줄 수 있는지 독촉하고 다그치고 끝내는 사무적 만남의 경향이 있다.
"밥 위에 떡"이라거나 "밥 아니 먹어도 배부르다"는 속담처럼 친한 사람들끼리 천천히 여유를 즐기면서 한 끼 식사를 같이 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방어막을 걷어내기 시작한다. 선입관과 감정적 부담을 내려두고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하게 된다.
바로 이런 자기 방어막을 제거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삶의 자세에 신뢰가 생기고 서로 솔직해지며 상대의 약점을 공유하고 메꾸어주는 품앗이라 불리는 인간관계를 강화시키게 된다.
가까운 관계는 쓸데없는 의례적인 재료들을 치워버리고, 진짜로 중요한 메인 메뉴만을 식탁에 올려두고 서로의 친밀감을 바탕으로 가식적인 면을 없애준다. 오직 진실 속에 성공으로 도약할 실천 방안들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멋있는 식당이 되어야할 필요도 없고, 특별한 메뉴를 주문해야할 이유도 없다. 그냥 서로에게 관대하고 솔직하게 나의 약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 이야기하면서도 서로에게 책임을 지려는 그런 연애하는 분위기 비슷하면 된다.
나의 삶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을 보완하고 아직 숙달하지 못한 주제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기술을 안전한 환경에서 서로를 통해 알고 싶은 마음이다. 어떤 일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행동을 위한 예비 탐색의 자리같은 것이다. 그게 전부다.
서로가 서로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기꺼이 할꺼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서로에게 대한 성급한 지원을 약속할 필요도 없고, 느긋하게 한 끼 식사를 하면서 서로가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꿈과 목표를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가까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은 적절한 환경에서 누군가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만남의 자리를 통해 일과 중에 나를 둘러싸고 고립시켰던 담장을 허물고 기분을 새롭게 전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나를 감싸고 있던 방어막을 벗어 던져버리거나 낮춘다. 진료실이나 집은 바깥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요새다. 다른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상대의 사적인 공간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런 느긋하고 편안한 식사자리나 함께 운동하는 간단한 행위만으로도 새로운 차원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그만큼 솔직하고 개방적이 된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곳이면 어디서나 가능하다.
한번의 만남이 계기가 되어 나의 삶에서 변화를 추구하거나 더 발전하려는 동기가 부여되기도 하며,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시키기 위해 서로에게 필요한 문제들을 주제로 올려두고 서로 실망시키지 않으려 기꺼이 노력하는 자리가 정기적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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