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리산 잘 다녀오셨습니까.
장마철에 다소 불편한 점은 없으셨는지요.
저는 원장님 옥체에 행여 잘못이라도 생기어
부원장급인 제가 진료를 보아야 하는 초유의
大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밤새 조마조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장마철에 산행은 자제해 주십시오.
지리산같이 큰 산은 날씨의 변화가 매우
심하므로 우기에 함부로 올랐다가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음에
다소 지혜로운 산행이 요구됨을 오랜
多경험자의 입장에서 말씀드립니다.
만약 꼭 가야 할 입장이라면 1~2시간 올랐다가
바로 내려와서 사우나로 피로를 풀며
일행을 기다리는 지혜가 절대 필요합니다.
마치 몸이 이상하다 싶으면 사정없이 기권해 버리는
저의 마라톤 지론처럼 말입니다.
2.
어제는 병원직원들 하고 회식이 있었다고요?
그 자리에 저를 빼셨다고요?
명색이 부원장급인 저를 복날 멍멍이
나뭇가지에 바둥바둥 매달아 놓고
몽둥이로 갈비뼈 몇 대 부러뜨리 듯
그렇게 인정없이 내동댕이치셨다고요?
한 번쯤 초대의 말씀도 아니 하시고
그 화려한 압구정 베이징에서 말랑말랑한 오리구이를
무려 세 마리나 마오따이랑 같이 잡수셨다고요?
그 시간 저는 집에서 김치쪼가리 하나 놓고
식은 밥에 물 말아 휘적휘적 티비나 보며
서러운 헛배 눈물로 채우고 있었는데
세상에, 그런데도 목으로 그렇게나 부드럽게
잘도 넘어 가셨다고요?
다시는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잔 음식에 정든다고
콩 하나도 나눠 먹듯
소찬일지라도 초대해 주시면
뭐 뱃터지게 많이는 안 먹고
눈치껏 적당한 선에서 숟가락 놓겠습니다.
괜한 매상 급격히 올라가는데
절대 일조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한 눈치 하는 사람이기에..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잠원동에 사는 이웃으로써 죄송스럽게
한 말씀 드렸습니다.
그 어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7월19일
잠원동 이동윤외과 부원장급 김진사 올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