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의 말에 유혹을 느끼는 것들 중의 하나가 수술이나 시술비를 깍아달라는 요청이다. 소위 '박리다매(薄利多賣)'라고 싸게 하면 훨씬 더 많은 환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나는 보통 웃으며 "주위에 그런 분들이 계시니까 그리로 가서 진료받으세요"라 말하고 만다. 조금 자존심 상하는 기분이 들어서다.
가격할인은 가격전쟁을 초래해 사상자를 낼 뿐 수요 창출에 도움이 되지도 못하면서 곧바로 이윤감소로 이어진다는 연구가 있다. 맥킨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단위 판매량 증가 없이 1%의 가격 할인이 이루어지면 영업이익은 평균 8% 감소한다고 한다.
가격인하는 떨치기 어려운 유혹이지만, 물론 가격할인 그 자체가 고객에게 이점으로 작용하고 수요층이 확대되어 매출이 증가될 수도 있으나 가격 만으로 경쟁하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청구하는 시술비에는 단순한 시술 자체의 비용 뿐만 아니라 나의 기술적 질 유지와 내가 제공하는 특별한 의료적 가치창출을 위한 노력과 관련된 비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슨 일을 기획하거나 생각할 때 첫 단계로 우선 전체적인 일의 틀인 윤곽을 잡게 된다. 그것을 "박스를 만든다"고 한다. 이것은 어떤 일을 시작하기 앞서 나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을 주입하는 과정이다.
장기 운동계획을 짜듯이 어떻게, 어디까지 이 일을 진행할 것인가의 방법을 그려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과거에 나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업무상 관계를 떠올려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떤 대인관계를 만들었고 어떻게 그런 관계를 강화시켰으며, 그 때의 경험에서 지금 활용할 교훈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어린 새끼매를 잡아와서 집에서 키우면 다 자라서도 주인의 곁을 떠나 날아가지 않는 것처럼, 우리를 제약하는 것은 결국 외부요인이 아나라 바로 나 자신임을 이해해야 한다. 나의 머리 속 상상력이 나의 삶의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새로운 세계를 창출하기 때문에 생각을 고치는 순간 내가 사는 세상 또한 달라진다는 말이다.
머리가 좋거나 두뇌회전이 빠른 사람들은 중요한 논문 내용을 금방 이해하고 그걸 발전시키기 때문에 빛이 나지만, 어려움에 부딪치면 고비를 넘지 못하고 옆에 있는 자신있는 것으로 관심을 바꾸기 때문에 자신의 것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살아오면서 터득한 중요한 사실 또한 내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비자들이 나의 서비스의 가치를 선택해야 의미가 있는데, 나의 서비스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가격만을 보고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현실은 복잡하지만 진리는 간단하다. 버릴 것이 무엇인지 알아 잘 버리기만 해도 핵심을 잡은 것이다. 눈에 잡힐 듯하지만 핵심이 아닌 것은 과감히 버릴 수 있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 지름길이다.
처칠의 멋있는 말이 있다. "5분짜리 이야기꺼리를 가지고 하루 종일 떠들 수는 있지만, 주어진 시간이 5분 밖에 없다면 그걸 위해 하루 종일 준비해야 한다."
삶의 핵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내 삶의 박스를 잘 짜야 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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