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예전에 어른을 모실 때 함께한 인연으로 친해진 몇 분들과 분기에 한 번씩 만나 안부를 확인하고 함께 책임성있는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하는 자리가 있었다.
변화하는 세상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깨달아 언제나 꿈과 자존감을 잃지 않아야 끊임없이 나의 성공 가능성을 믿고 자신감을 키워 책임성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서로 느슨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할 때는 서로의 필요충분 조건이나 열의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간혹 오해나 착오,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모든 사람들의 접근방식이나 선호도가 모두 같다고 생각한다면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이다.
'절대로 순하지 말며 성실하되, 자만하지도 말고 나를 비하시키지는 더욱더 말자'는 말은 젊었을 적 나의 삶의 모토였다. 그래서 어떤 일이나 협력은 하되 타협은 하지 않았다. 그런 나를 가족들은 '골통' 혹은 '소피스트'라 불렀다.
타협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한 쪽 또는 양 쪽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지만, 협력은 함께 일하면서 어느 한 쪽이 희생하거나 무언가를 포기할 필요가 없는 해결책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새마을 운동의 정신이 그런 협력이었다. 모두의 협력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정신이었다. 두레 정신에 따라 서로에게 헌신하는 의미에 대해 협상하거나 동의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 때 타협의 관점이 아니라 협력적인 자세에서 문제를 다루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새마을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런 전통적인 두레정신이나 규약을 기초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각자의 살아온 이야기들을 공유하면서 더욱더 친밀한 관계에서 협력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시골에서 스스로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며 위축되고 자신감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새마을 운동의 협력정신을 통해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 중이며, 왜 그리로 가려고 하는지를 이야기하며, 스스로의 삶을 더 이상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등 삶의 자세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새마을 운동이라는 공식적 체계와 규칙, 혹은 강제적 매카니즘이 없었다면 사람들이 이런 성찰과 성과를 얻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끝까지 그런 성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린 나도 그 시절이 나의 성장과 자아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한참 뒤 다 자라서 나의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위해 인간관계를 만들고, 그런 관계를 강하고 유익하게 이끌어가는 행동 뒤에 있는 일정한 의식과 관례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우리는 혼자서는 그럭저럭 살 수는 있겠지만, 잘 살 수는 없다. 바닷 속 물고기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이유도 똑같다. 두레 같은 상호지원 체계 안에서 서로의 힘을 키울 수 있으며, 그런 사실을 이해하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 길러주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다.
살아가는데 중요한 신뢰와 배려, 그리고 성장과 도전의 가치를 이해하고,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결정방식에 대해 비판받을 준비가 되어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한다. 그러면 곧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연락이 가고, 나는 그렇게 위기를 넘기게 된다. 이런 체계가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되고,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게 된다.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고 모두 도움이 필요하고, 또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고 유지되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바로 이런 유대감과 협력 정신이다.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거나 지원하고, 또 도움이나 지원받을 준비가 되어 있나 한번 살펴보자. 그리고 우리 젊은이들에 이런 강한 유대감과 협력정신의 가치를 전수해주자,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