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일이었지만, 지난 세월 살아오면서 한 때는 내가 이룬 성과나 노력들이 소리없이 닳아 없더지는 달리기 신발처럼 세상사람들의 기억에서 묻힐까봐 걱정이던 때가 있었다.
내가 예전에 신었던 신발과 편함을 떠올릴 수 없듯이 내가 얼마나 멋진지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주지 않으면 누가 알겠느냐며 쓸데없는 걱정에 힘들어 하며 스스로를 뒤로 잡아끌고 있었던 것이다.
인격형성이 덜되어 안과 밖이 다르게 비친다면 내가 아무리 뛰어난 인간관계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속임수로만 보일 뿐이다.
우리는 진실성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말을 잘 하거나 의도가 좋아도 믿음이 가지 않고, 주위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면 언젠가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순수한 도덕적 정직성만이 인간관계 기술에 생명을 줄 수 있다.
부모가 되면서 아이들이 나를 따라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나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였다.
내 말이 일상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삶, 사람들이 나를 삶을 통해 내 말의 모습, 즉 나의 정체성을 볼 수 있도록 내 삶의 가치가 일상의 기준이 되는 삶을 살아가 보기로 했다.
부모는 가정의 거울이며, 거울 속에 비치는 부모의 삶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그대로 따라한다. 심지어 자신의 행동방식 뿐만 아니라 사고방식까지도 부모를 판단기준으로 삼는다.
어떤 일에 어느 정도 헌신하고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여느 선까지 예의를 지키고 정직해야 하는지의 기준이 모두 거울에 비치는 부모의 언행 모습에 비춰 결정한다. 자식 인생의 성공과 실패에 부모가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런 자기 개조의 첫 시작은 아무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완벽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세상에 완벽은 있을 수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진심으로 개선의 의지만 불타고 있으면 충분하다.
나의 정직하지 않았던 문제들을 스스로 노출시키는 것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평소의 그런 문제들로 인했던 마음의 무거움이 한겹씩 떨어져 나가는 것이 신나고 즐거웠다.
달리는 것과 똑같다는 생각이다. 1km를 더 달리면 힘은 더 들지만, 그만큼 지구력이나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몸이 가벼워지고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 희열을 느끼게 된다.
내가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언젠가 사람들이 알면 어떻게 할까 두려워하기도 했지만, 한번은 어떤 모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내 존재를 알리고 내가 그 자리에 있을 만한 사람임을 입증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다. 내가 몇 가지 강점과 약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훈련이 가치가 있다.
원만한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 어울리지 않는 어떤 약점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실패자는 아니라는 말이다. 누구도 완벽한 사람이 있을 수 없다는 말은 누구나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
일상생활에서의 나의 역할 중에서 내가 즐겨 드러내는 것이나 그렇지 않는 행동을 찾아보면 내가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어 자기 성찰의 기회가 된다.
그런 성찰의 과정을 거쳐서 더 좋은 방향으로 고치려고 마음을 먹고 그렇게 행동을 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이 때 집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그러면 내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더 많이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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