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선두를 달리는 주자가 추월당할 상황에서 자신의 열의와 자신감이 손상되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처럼 미래에 나에게 닥칠지도 모르는 불쾌한 일을 생각할 때 생기는 불편한 감정이다.
나의 인내력을 다음 단계로 도약시키는 것은 담력이나 강인함 같은 몸에 관한 것이 아니라 바로 열정과 사랑같은 뇌에 관한 기질이다.
어릴 때 걸음마를 배운 이후 무엇을 하던 전 속력으로 달리게 된다. 그 때 귀가 따가울 정도로 어른들에게서 듣는 말이 "위험해, 천천히 달려!"였지 않았던가. 어릴 때는 정말 그것이 생애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달려나가려 했다.
과학의 발달과 그에 의존하는 편리함에 물들면서 자라는 동안 우리는 달릴 때의 본능적인 좋은 느낌을 잊게 된다. 인류 최초의 예술이며 창조적 활동의 근원인 달리기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조상들에게 달리기는 생존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수단이었고, 드넓은 지역을 유연하게 달리는데 적합하도록 호흡과 정신과 근육을 단련시켰다. 먹히지 않고 먹기 위해, 짝을 찾고 호감을 얻고 함께 인생을 시작하려는 열정과 욕망을 위해 달렸다.
마라톤 후반부를 웃으며 달리거나 가슴이 터질듯한 오르막 산길을 웃으며 달려올라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사랑, 바로 그것이 단순한 달리기가 아니라 우리의 존재 이유를 알면서 살아가는 방법이다.
일을 하면서 여가계획을 세우는 것은 모두가 가장 좋아하는 행위일 것이다. 귀중한 여가시간을 의미없이 헛되게 보내지 않으려고 최대한 시간을 쪼개어 행동하면서 차분하게 안정을 취하며 여유를 가질 기회를 차단한다.
지위상실, 사업실패, 몰락, 소외, 이별, 외로움, 나이듬 등등 살아가는데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부정적인 두려움이나 불안한 감정이 머리 속에 절대 떠오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불안은 능률이 떨어지거나 가장 필요로 하지 않는 순간에 그 모습을 드러내어 구체적이고 뚜럿하고 확실한 의미와 행복을 추구하는 나의 욕구를 억제하며 괴롭힌다.
삶의 의미와 행복은 지금 현재 눈에 보이거나 실제로 느낄 수 있으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서 생겨나지만, 두려움은 예측할 수 없고 '만약 ~한다면'라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상에 대한 느낌이므로 삶에 어떤 의미와 행복도 가져다 주지 못한다.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빠질까 불안하게 되고, 그런 불안이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한 켠에 가둬두고 되도록 재미있게 살려고 한다.
달리기는 동물적인 행위이다. 즉 눈앞에 마주하고 있는 적에 대해 대응하는 행동이지만, 달리지 않는 동안에는 앞으로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결승선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려가려는 주자처럼 누구나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며, 아무리 힘들고 가파르더라도 좀처럼 도중에 쉬지 않고 계속 나가려한다.
불안은 자유의 다른 말이다. 자유롭다는 것은 불안에서 도망가거나 불안을 회피하지 않고 불안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삶을 사는 것이다. 불안은 비현실적이고, 머리 속에 빙빙도는 생각처럼 구체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불안은 타인이 하는 행동이나 생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자유롭게 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다.
막다른 골목에 서서 막상 나를 괴롭히던 불안에 대한 두려움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면 더 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선택 가운데 마음 편히 한 가지를 고를 수 있으며, 좌절의 무한한 가능성에도 결국 익숙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철저한 계획과 준비, 그리고 시간맞춤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아주 조그만 일부에 불과하며, 그것 때문에 불안해진다는 사실을 야외 달리기를 통해 삶에 대한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면서 깨닫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