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번잡함을 조금만 벗어나면 단순하고 깔끔한 풍경들이 너무 좋아 보인다. 그러나 자주 많이 볼수록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별과 바람, 수풀과 벌레까지 도시 외곽이나 시골의 생태계도 깜짝 놀랄 만큼 복잡하다. 마치 미끈한 몸매로만 보이는 우리 인간의 내면이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것처럼..
스스로를 워크홀릭이라고 소개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아 생동감이 부족한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한다. 눈 앞에 보이는 일에 파묻혀 있을 때만 삶의 의미를 찾는 불쌍한 사람들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일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 외에는 관심이나 호기심이 없으며, 항상 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강박적 성격으로 아까운 시간을 하릴없이 누구를 기다리거나 별 볼일 없는 잡담을 주고 받으며 히히덕거리는 여유를 참아내지 못한다.
'이렇게도 할 수 있었는데...'라거나 '만약 이렇게 했더라면..'이라는 일과 관련된 생각에서 생각으로 이어질 뿐, 자신이 사랑이나 행복처럼 출생 순간부터 죽음으로 향하는 인생의 본질적인 의미를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획획 돌아가는 사회에서의 바쁜 삶이 나를 알게 모르게 생각에 중독되게 만든다. 매일을 추상적이거나 기계적이거나, 혹은 변하지 않는 정서적이고 습관적인 생각들에 젖어 살아가고 있다.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보거나 듣거나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바로 눈 앞에서 날아가 버리는 좋은 기회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짜증을 내면서도 나의 방식을 바꾸지 못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야할 일에만 더욱더 관심을 가지게 되어 신경을 더 쓰게 되고, 달리기나 운동처럼 해보면 좋은 일에는 별로 관심을 기우릴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 감동이나 즐거움을 주지 않는 일이이지만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는 익숙한 일에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쓸데없이 궁금증만 자아내는 새로운 일들은 아예 저만큼 앞에서 나의 시야 밖으로 밀어내어 버린다. 무조건 시간을 아낀다고 해서 시간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시간은 돈처럼 저축해 놓을 수도 없으며, 저축한 시간은 결국 사라진 시간이며, 그 이자로 스트레스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밖의 시간을 쪼개고 줄인다고 해도 결국에는 줄어드는 나 자신의 인생 시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문제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시간에 쫓길수록 점점더 기계적인 인간, 즉 워크홀릭이 될 수 밖에 없다.
마음 속으로 남이 인정해줄 때까지 견디자고 외치며 최상으로 작동한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이 먼저 나의 오작동을 발견하여 알려준다. 신경과민, 의사소통의 곤란, 통제능력의 상실, 산만함, 건망증, 집중력 부족, 화합하지 못하는 언행, 무절제한 폭음, 폭식과 흡연 등등..항상 완벽함을 나의 최상의 트레이드 마크로 살아왔는데, 이 무슨 부끄러운 불명예인가!
평소 조금 우습게 보던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스스로를 외부의 시계를 멈추고 내면의 시계를 작동시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주말에는 모든 전자기기 코드를 빼놓고, 주간 동안 나를 버겁게 괴롭히던 것을 모두 장롱 속에 깊이 넣어 두는 것에서 시작하자.
밖으로 나가 세상의 눈이 아니라 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평소먹고 싶었던 맛있는 것을 먹고, 만나고 싶었던 친구를 만나고, 하고 싶었던 여행이나 운동을 하면서 진정한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기록하면서 일요일 저녁이 어떻게 오는지 한번 편안하게 바라보자.
어느새 내가 시간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든든한 내 편이 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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